(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청춘 앞에 무조건 '꽃길'만이 펼쳐져 있지는 않다. 좌절과 극복을 반복하며 청춘은 성장한다.
12일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12월 첫째 주(12월 3일~9일) 콘텐츠영향력지수(CPI·하단용어설명 참조) 집계에서 KBS 2TV 월화극 '땐뽀걸즈'가 4위로 신규 진입했다. CPI 지수는 239.3.
'땐뽀걸즈'는 쇠락하는 조선업 도시 거제에서 '땐뽀'(댄스스포츠)를 추는 여상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며 2017년 개봉해 '올해의 독립영화'로 선정되기도 한 영화가 원작이다.
'땐뽀걸즈' 속 아이들은 거창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비참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이 과정에서 성장한다.
시청자들은 팍팍한 삶과 암울한 현실을 헤쳐나가기 위해 노력하지만 좌절하는 청춘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이 과정에서 어떻게든 거제를 탈출하고 싶은 소녀 김시은을 연기하는 박세완 등 젊은 배우들의 연기가 호평을 받고 있다.
박세완과 장동윤 외에도 이주영, 신도현, 이유미, 김수현 등 신선한 얼굴이 대거 출연해 청춘의 풋풋함과 그들의 고민을 몰입감 있게 표현한다.
김갑수, 장현성, 김선영 등 중견 배우들도 안정적인 연기로 중심을 잡아준다.
극에서 청춘들의 좌절과 조선업 쇠락이 맞물려 그려지면서 사회 문제도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땐뽀걸즈' 시청률은 저조하다.
2.7%로 출발한 시청률은 5회(프리미엄CM으로 나뉘는 기준)에 1.7%까지 떨어졌다.
한 시간 반 정도의 영화를 드라마로 늘려놓은 탓에 호흡이 늘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평일 미니시리즈에 자극적인 막장 소재가 난무하고 빠른 전개를 자랑하는 수사극이 눈길을 사로잡는 상황에서 '땐뽀걸즈'처럼 싱거운 드라마가 선전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젊은 층 사이에서 온라인 검색량이 많고 계속 회자하는 덕분에 저조한 시청률에도 높은 화제성을 기록했다.
한편, CPI 1위는 신하균이 이끌어가는 MBC TV 월화극 '나쁜형사'가 차지했다. CPI 지수는 270.0.
'나쁜형사'는 신하균의 열연에 힘입어 2회(프리미엄CM으로 나뉘는 기준으로는 4회)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했다.
신하균은 경찰이지만 지능적으로 불법을 자행하는 '나쁜형사' 우태석을 촘촘하고 날카롭게 그려낸다. 우태석이 수사 중 발휘하는 동물적인 감각도 그를 연기하는 배우가 신하균이라 설득력이 있을 정도다.
19세 미만 관람 불가였던 1회에서 미드(미국드라마)를 떠올리게 하는 세련된 연출이 돋보였지만, 점점 국내에서 그간 시도한 다른 장르극과 차별화할 점이 없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3회 시청률은 7.4%-9.1%로 2회보다 하락했다.
미간과 팔자주름까지 연기하는 신하균과 달리 극 한 축을 담당해주지 못하는 이설 등 조연 연기도 아쉬움으로 꼽힌다.
이설이 연기하는 은선재의 스타일링이나 대사 방식이 마치 미드의 여자 주인공처럼 튀지만, 배경과 연출은 국내 드라마 공식을 따라 어색하다는 느낌을 준다.
☞ 용어설명 : CPI 지수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와 CJ ENM 7개 채널(tvN·Mnet·OCN·온스타일·OtvN·올리브·XtvN)에서 프라임 시간대 방송되는 드라마, 연예·오락, 음악,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인기도를 파악하는 지표다.
이 지수는 주간 단위로 프로그램 관련 직접 검색자수(국내 주요 포털 6개사), 소셜미디어 버즈량(블로그·게시판·SNS 전수조사) 2가지 실측 데이터를 200점 기준 표준점수로 환산해 산출한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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