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기업 설립 학교" vs 교육청 "창의융합 인재 육성 학교"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충북도와 도교육청이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약속했지만 성과 도출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양 기관이 추진할 교육 사업의 핵심은 자율학교 지정을 포함한 다양한 미래형 학교모델 창출이다.
이시종 지사와 김병우 교육감은 지난 10일 고교 무상급식비 분담률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의 미래인재 육성방안에 합의했다.
양 기관은 조만간 내부 검토 절차를 밟은 후 국장급을 중심으로 자율학교 지정 방안 논의에 착수할 계획이다.
자율학교는 교장·교사 초빙권, 교육과정 편성 운영 자율권, 학사 운영 자율권을 가진 학교를 의미하는데, 도내에는 이미 100여개나 있다.
농어촌 자율학교와 교과교실제 자율학교는 물론 김 교육감이 도입한 충북형 혁신학교인 행복씨앗학교도 포함된다.
교사들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수업과 교육과정 혁신을 통해 행복한 학교 현장을 만들자는 게 도교육청의 교육 목표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창의융합형 미래인재를 키우는 학교가 명문고"라며 "충북도와 조율하면서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합리적인 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학교 지정에 대한 도교육청의 구상은 아직 윤곽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충북도는 이미 목표를 세워둔 듯하다.
학비가 일반 학교의 3배 이상이고 기업인 자녀 특별전형이 있는 자율형 사립고(자사고)를 만들자는 주장은 접었지만, 기업 자금을 유치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기업이나 독지가가 고교를 직접 설립, 운영하는 방식의 자율학교를 만들자는 게 도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충북도는 SK나 셀트리온 등 여러 기업과 접촉하고 있다.
이시종 지사도 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제1차 민선 7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회사 유보금으로 지방의 교육시설에 투자하는 대기업에는 법인세를 감면해 주자는 제안을 내놨었다.
기업 자금을 유치해 고교를 설립하겠다는 뜻을 이미 품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충북도가 미래형 학교모델로 꼽는 대표적 자율학교는 충남 공주 한일고이다.
이 학교에서는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공부하고 있는데, 자사고가 아니면서도 자사고처럼 운영되는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다.
도교육청이 이런 방식의 자율학교 설립에 선뜻 나설지는 미지수이다.
과학고나 외국어고를 통한 특화된 인재 육성, 지역균형 선발 제도를 토대로 한 일반고 활성화가 김 교육감의 교육철학이기 때문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결론은 언제까지 찾겠다고 못 박을 수는 없지만 도교육청을 포함, 지역사회와 함께 우수 인재 육성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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