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첫 정년퇴임 사례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40년 동안 노동운동의 한길을 걸어온 김태현(6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정책연구위원이 정년 퇴임한다.
민주노총은 14일 오후 4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김 연구위원의 정년 퇴임식을 한다고 11일 밝혔다. 민주노총 사무총국에서 정년 퇴임은 김 연구위원이 처음이다.
김 연구위원은 민주노총과 민주노조 운동의 산 역사와 같은 인물이다.
유신정권 시절인 1975년 서울대 법학과에 들어간 김 연구위원은 학생운동을 하다가 구속됐다. 법대 학보사 편집장을 한 그는 1979년 10·26 사태 직후 복학할 수 있었다.
대학을 졸업한 김 연구위원은 서울 성수동 공단으로 가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이후 한 번도 민주노조 운동의 한길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1990년 민주노총의 토대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 결성, 1995년 민주노총 창립, 1996∼1997년 노동법 개정 총파업, 1997년 '국민승리 21'을 통한 노조 정치세력화 등 역사적 현장의 한복판에 그가 있었다.
젊은 시절 어깨 걸고 투쟁을 함께했던 '동지'들이 나이가 들면서 하나둘 정치인, 학자 등으로 변신하거나 운동을 그만뒀지만, 김 연구위원은 변함이 없었다.
노동계에서 김 연구위원은 정책·기획통으로 손꼽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민주노총 정책실장을 지낸 동갑내기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과 함께 정책 분야 쌍두마차로 통했다.
여러 정파가 공존하는 민주노총 내부에서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통합과 조정을 끌어내는 데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노총은 김 연구위원에 대해 "빛나는 조명을 받는 무대 위가 아니라 무대 뒤에 있는 사람, 연단 위 의장석에 앉는 사람이 아니라 의자를 함께 나르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노총은 "김 연구위원은 이제 정년을 맞아 민주노총을 떠나지만, 그가 꼿꼿이 걸어온 길을 민주노조 운동의 후배들이 따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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