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시위대 따라 할라'…이집트, 노란조끼 판매 제한

입력 2018-12-11 18:54  

'프랑스 시위대 따라 할라'…이집트, 노란조끼 판매 제한
AP "이집트 정부, 내달 시민혁명 기념일 시위 우려"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집트 정부는 프랑스의 시위 분위기가 자국으로 번질 것을 우려해 시중의 노란조끼 판매를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11일(현지시간) 이집트 당국이 최근 형광 노란조끼의 판매 규제를 시작했다며 내년 1월 25일 시민혁명 발발 8주년을 전후해 반정부 인사들이 프랑스 시위대를 따라하지 않을까 우려한 조처라고 보도했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산업안전용품을 판매하는 상인들은 AP에 노란조끼를 팔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노란조끼 판매는 경찰의 허락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전했다.
한 소매상은 "며칠 전 경찰이 와서 우리에게 그것(노란조끼)에 대한 판매를 중단하라고 얘기했다"며 "우리가 이유를 물었을 때 경찰은 '지시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집트의 보안 관리들은 노란조끼 판매 제한이 내년 1월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주 카이로에서 산업안전용품 수입업자 및 도매업자들과 회의를 열어 이런 지침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프랑스에서는 고유가정책 반대, 최저임금 인상, 부유세 부활, 대입제도 개편 철회 등을 요구하는 '노란조끼' 시위가 이어졌다.
집회 이름은 프랑스에서 운전자들이 차 사고나 긴급상황에 대비해 차량에 의무적으로 비치하는 형광 노란조끼를 집회에 입고 나온 데서 붙여졌다.
지난 8일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는 프랑스의 노란조끼 시위에 동조하거나 지지하는 연대시위가 벌어졌다.
프랑스 시위에 긴장한 이집트는 정치적 자유가 크게 제약되는 국가로 꼽힌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2014년 집권 이후 반정부 인사들을 탄압하며 권위주의적 통치를 하고 있다.
앞서 호스니 무라바크 전 대통령은 1981년부터 30년간 이집트를 장기집권하다가 2011년 4월 민주화 시위로 축출됐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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