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므누신 재무·멀베이니 예산국장 등 일부 인사 고사"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곧 물러나는 존 켈리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 후임이 아직 윤곽을 드러내지 않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물난' 보도에 '가짜뉴스'라고 일축하고 나섰다.
당초 36세의 젊은 선거 전략가 출신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 비서실장인 닉 에이어스의 낙점이 기정사실처럼 여겨졌으나 에이어스 카드가 막판에 틀어지면서 현재 후임 인선 작업이 일단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가짜뉴스가 고의로 틀리게 썼다"면서 "10명이 넘는 많은 이들이 백악관 비서실장 자리를 희망하며 경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워싱턴에서 진실로 위대하고 의미 있는 일 중 하나를 누군들 원하지 않겠는가"라며 "제발 정확하게 뉴스를 보도하라. 고맙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에이어스 인선 계획이 틀어진 뒤 '구인난'으로 후임 찾기 작업에 난항이 빚어지고 있다는 잇단 외신 보도에 대한 반박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일제히 관심이 없다는 뜻을 보였다고 전날 보도했다.
비서실장을 맡을 의향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표명한 건 공화당 내 강경그룹 '프리덤 코커스'을 이끄는 마크 메도스 하원의원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충성파로 분류되는 매슈 휘터커 법무장관 대행과 트럼프 대선캠프 부본부장을 지낸 데이비드 보시,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릭 페리 에너지장관,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까지 무더기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으나 선두주자는 아직 없는 형편이라고 WP는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멀베이니 국장은 백악관 참모들에게 자신은 비서실장직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피력했으며, 므누신 장관 역시 현직에 충실할 따름이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더욱이 므누신 장관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기용할 경우 연쇄적인 인사에 따른 인준 청문회 전투를 벌여야 하는 상황이어서 값비싼 비용을 치러야 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후보군의 하나로 거론되는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경우 현재 미중 무역협상을 이끌고 있어 협상 대표 교체 문제가 부담으로 꼽힌다. 그는 10일 백악관에서 에이어스를 만나 무역을 포함한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어떠한 후보도 아직 유력한 상태는 아니며,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이 쉽사리 변한다는 것도 변수라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메도스 하원의원을 지원하는 그룹은 그의 백악관 입성을 위해 막후에서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메도스 하원의원도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백악관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 "내 지역구와 나라를 위해 옳은 일이라면 분명 검토해볼 만한 문제"라며 "대통령은 좋은 후보군 리스트를 갖고 있으며, 나로선 후보로 검토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켈리 비서실장의 교체를 공식화한 뒤 "하루 이틀 내에" 후임자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으나, 에이어스가 2020년 대선 때까지 함께 해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고사, '임시직 비서실장직'을 고수하면서 그의 인선이 무산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사위 재러드 쿠슈너 선임보좌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에이어스를 반대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암투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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