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란·사우디 등 10개국 리스트에…폼페이오 "종교자유 보호, 최우선 정책"
'인권제재' 이어 발표해 북미협상 관련 주목…국무부 "상황이 긍정적으로 움직여"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 국무부는 북한과 중국, 이란 등 10개국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난달 28일 자로 지정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로써 북한은 2001년 이후 17년째 종교자유 특별우려국 리스트에 올랐다.
국무부는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 명의로 낸 성명에서 "전 세계적으로 너무 많은 곳에서 개인들이 단순히 그들의 신념에 따라 삶을 산다는 이유로 박해, 체포 심지어 죽음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별우려국에 지정된 10개국은 북한, 중국, 이란, 미얀마, 에리트레아, 파키스탄, 수단, 사우디아라비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이다.
국무부는 1998년 미 의회가 제정한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매년 세계 각국의 종교자유를 평가하고 있다. 이 법은 체계적이고 지속적이며 악명 높은 종교적 자유 침해에 관여하거나 용인하는 국가를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토록 하고 있다.
미국은 또 코모로, 러시아, 우즈베키스탄을 '특별감시국' 목록에 올렸다. 이들은 심각한 종교 자유 침해에 참여했거나 묵인한 것을 이유로 감시 대상 국가로 분류됐다. 전년에 감시국이던 파키스탄은 이번에 우려국으로 지정됐고, 전년에 우려국이던 우즈벡은 감시국에 포함됐다.
또 알누스라 전선,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 알카에다, 알샤바브, 보코하람, 후티 반군, 이슬람국가(ISIS), ISIS 호라산 지부, 탈레반은 특정 관심 기관(entities)으로 지정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성명에서 "국제적인 종교자유 보호와 증진은 트럼프 행정부의 최우선 대외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재무부가 전날 북한의 심각한 인권침해와 관련해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 북한 핵심인사 3인을 대북 제재 대상에 추가한데 이어 이튿날 북한을 또다시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한 것이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협상 교착과 관련된 것인지에 외교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무부는 북한 등 10개국을 작년 12월 22일 자로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하고 올해 1월 4일 공식 발표했으나, 올해는 시기를 앞당겨 발표했다. 이와 관련, 한 외교 소식통은 "특별한 의미는 없는 것으로 보이며 매년 발표시기가 조금씩 다르다"며 "이번 주가 세계인권주간이라는 점이 관련돼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샘 브라운백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북한에서 현재까지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미국의) 실질적인 관여(engagement)가 이뤄졌다"며 폼페이오 장관이 그간 북한 측과 여러 번 만났고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3명이 지난 5월 폼페이오의 방북 후 귀환길에 석방돼 함께 돌아온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 그는 "상황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북한은 다루기 어려운 나라"라고 덧붙였다.
브라운백 대사는 북한의 열악한 종교자유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추가적 조치들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북한에서 취해질 수 있는 추가 조치들이 있다"고 답했다. 또 북한 종교자유 문제에 대해 "이는 행정부에 있어 중요한 외교정책 문제이며 우리는 이 문제를 계속 밀고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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