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세계 최대의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가 항생제 쇠고기를 줄일 것을 선언했다고 AFP와 로이터 등 외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맥도날드 본사는 주요 조달 시장에서 항생제 사용량을 파악하고 2020년말까지 이를 억제할 목표치를 설정하며 2022년부터 납품업자에게 개선 여부를 보고토록 할 계획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맥도날드는 미국을 포함한 10개 조달 시장에서 쇠고기의 항생제 함유량을 계측할 방침이다. 이들 시장은 맥도날드의 글로벌 공급망에서 85%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번 조치는 가축의 성장을 촉진하고 질병을 예방할 목적으로 항생제가 남용돼 이를 섭취하는 인간의 저항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가는데 따른 것이다.
맥도날드는 지난 2015년부터 항생제 닭고기를 줄일 것을 다짐했고 예정보다 앞선 2016년부터 목표치를 달성한 바 있다. 닭고기보다 비중이 큰 쇠고기로 이를 확대한 셈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가축용 주요 항생제 판매시장에서 돼지와 소의 비중은 각각 37%와 42%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에 닭은 불과 6%에 그치고 있다.
맥도날드는 세계 각국에 약 3만7천개 점포를 두고 있는 큰 손이어서 경쟁 업체들도 이를 뒤따를 공산이 크다. 또한 축산업계에 새로운 기준을 부과하는 것은 물론 제약업계의 매출에도 위협을 가할 전망이다.
맥도날드는 방대한 점포망과 구매력을 갖고 있어 이 회사의 식자재 조달 정책이 바뀌는 것은 연관 업계에 적지 않은 파급 효과를 낼 수 있다. 과거 에그 맥머핀에서 마가린의 추방을 선언하자 버터 생산과 출하가 단기에 급증한 것이 그 실례다.
맥도날드의 로런 알트민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햄버거 가격의 인상을 초래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프랜차이즈 점포들은 자체적으로 메뉴 가격을 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6년 9월 유엔 총회는 가축용 항생제의 남용에 대한 공조를 다짐하는 결의안을 채택했고 이에 호응해 맥도날드와 월마트, 타이슨 푸즈 등은 항생제 닭고기를 줄이는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쇠고기 부문에서는 이에 상응하는 개선 조치가 드문 상황이었다. 1년전 햄버거 체인인 웬디스가 2018년부터 항생제 사용을 20% 축소할 것을 약속한 업자로부터 쇠고기 소요량의 15%를 사들이겠다고 밝혔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소와 돼지가 닭보다 오래 살고 질병에 걸릴 가능성도 더 높기 때문에 항생제의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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