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마다 조경·전기 등 관급공사 비리 만연

신도시마다 조경·전기 등 관급공사 비리 만연
업체 선정 대가로 뇌물 받는 LH·한전 직원들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신도시가 조성될 때마다 각종 공사 과정에서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법률상 공무원으로 간주하는 공기업 직원들이 뇌물을 받은 뒤 공사 편의를 봐주거나 입찰 비리에 개입돼 비난을 사고 있다.
이 같은 뇌물은 공사비에 가산돼 국가재정 누수로 이어지거나 입주민이 부담하게 된다고 수사당국은 설명했다.



의정부지검 형사5부(이기영 부장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등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4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LH A(36)과장은 2012년 2월∼2017년 10월 경기도 구리시내 공공택지지구 개발 사업을 감독하면서 브로커에게 조경 등 관급공사 수주 대가로 3천200만원 상당의 향응과 금품을 받은 혐의다.
인천지역 신도시 조성 사업을 감독한 B(38)과장은 2012∼2015년 공사 수주 대가로 3천100만원 상당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포지역 택지개발사업단 C(41)감독관은 같은 명목으로 3천500만원 상당을, 양주지역 신도시 D(56)사업부장은 고급 승용차 렌트비로 2천2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관공서나 공기업 공사는 비리 예방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조달청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을 통해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 드러난 관급공사들은 조달청 시스템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수요관청이 구매하려는 물품을 나라장터에서 직접 선택하고 조달업체가 조달청과 계약을 체결한 뒤 수요관청에 직접 납품하는 방식 때문이다.
브로커들은 학연·지연 등을 내세워 수요관청 직원에게 접근한 뒤 금품과 향응으로 로비한 뒤 특정 업체가 공사를 따낼 수 있도록 했다.



택지개발지구 전기공사에도 비리는 빠지지 않았다.
한국전력공사 지사장 E(58)씨는 2014∼2017년 서울 우면 2지구 전기공사를 맡은 P업체로부터 공사 편의 대가로 순금 두꺼비 2개 등 58회에 걸쳐 1천800만원 상당을 받아 1심에서 징역 2년과 벌금 3천700만원을 선고받았다.
파주 운정 3지구 전기공사를 감독한 한전 팀장 F(57)씨와 세종 행복도시를 담당한 한전 과장 G(59)씨는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아 각각 징역 4년과 벌금 5천만원, 징역 4년과 벌금 6천만원을 받았다.
F씨는 받은 뇌물을 아파트 구매에 보탠 것으로 재판과정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공무원으로 간주하는 공기업 임직원의 업무수행 공정성과 이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훼손시킨 것일 뿐만 아니라 뇌물수수액의 규모, 교부 경위 등에 비춰 죄책이 매우 무거워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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