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제빵사, '反中' 벌떼 공격에 해명 성명…85℃사태 재현되나

입력 2018-12-1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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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제빵사, '反中' 벌떼 공격에 해명 성명…85℃사태 재현되나
'제빵 월드컵' 2관왕 우바오춘, 中 누리꾼 뭇매 맞고 발언 철회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제빵 월드컵'(Coupe du Monde de la Boulangerie) 2관왕인 대만의 유명 제빵사 우바오춘(吳寶春)이 자신을 반중 인사로 모는 본토 네티즌의 악의적인 글로 인해 중국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고 해명성 성명을 내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8월 미국을 방문한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에게 커피를 판매했다가 중국에서 불매운동을 촉발한 대만 커피 전문점 '85℃ 사건'이 재현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일 우바오춘이 굶어 죽어도 중국에 가지 않겠다고 발언한 적이 있다고 주장하는 중국 누리꾼의 근거 없는 글이었다.
우 씨가 2016년 4월 대만 민보(民報)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인구는 13억이고 전 세계 인구는 70억이 넘는다. 나는 중국에만 주력하지 않겠다"라고 말한 사실을 악의적으로 확대 해석한 것으로 이를 사실로 여긴 중국 누리꾼들의 비난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9일에는 중국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대만언론이 대만의 영광이라고 소개한 베이커리가 상하이에 개점하는데, 빵 1개에 95위안화(약 1만5천원)이나 한다'는 글이 올라오자 중국 네티즌들은 우 씨의 상품을 '대만독립 빵'이라고 지칭하며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중국 네티즌의 비난 여론이 들끓자 우 씨는 결국 10일 공식 페이스북에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과 '양안은 한 가족'이라는 중국 측의 입장을 지지한다며 '중국인인 것이 자랑스럽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올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만 네티즌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면서 우씨는 한층 궁지로 내몰렸다.
그는 결국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은 단지 제빵사에 불과하다며 해명에 나섰다고 연합보 등 대만 언론이 보도했다.
그는 당시 중국 네티즌의 반응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내 전문 분야는 제빵입니다"라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우 씨는 지난 2008년과 2010년 제빵 월드컵에서 우승한 경력의 유명 제빵사로 싱가포르의 유명 프랜차이즈 브래드토크(BreadTalk)의 창업자이자 대만의 유명 딤섬 전문점 '딘타이펑(鼎泰豊)'의 해외사업 공동투자자인 궈밍중(郭明忠)이 사업 파트너로 알려져 있다. 궈는 우 씨의 해외 베이커리 지분 80%를 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월 미국 경유 시 들렀던 커피 전문점 85℃ 사건 당사자인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전날 브리핑에서 "우 씨는 단지 대만이 직면한 작금의 현상을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그러면서 "이 같은 위협은 양안 관계를 후퇴시키는 매우 큰 동인이 될 수 있다"며 중국은 일단 정치적인 쟁점을 뒤로 하고 양안 교류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만의 업체나 연예인 등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발언으로 사회적 논란을 촉발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차이잉원 총통의 커피 구입으로 논란을 빚은 미국 진출 대만 커피전문점 85℃ 사건에 앞서 지난 2016년 초에는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인 멤버 쯔위(周子瑜) 사태가 벌어져 양안 관계에 적잖은 파장을 미쳤다.
지난 8월에는 대만 청춘영화 '나의 소녀시대'의 여주인공으로 한국에 알려진 배우 쑹윈화(宋芸樺)가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가 역시 중국 네티즌들의 '벌떼 공격'을 받고 '중국은 나의 조국'이라고 인정하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린 바 있다.
jinbi1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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