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월등히 크고 형태도 독특"…토기 폐기장도 확인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지난여름 아라가야 왕궁터에서 대규모 토성과 목책(木柵·울타리) 시설이 확인된 경남 함안에서 아라가야 시대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가마터와 토기 폐기장이 나왔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아라가야 토기 생산 거점으로 알려진 경남 함안군 법수면 우거리 산139-3번지 일대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길이 약 11m, 최대 너비 2.5m, 잔존 깊이 1.1m인 계단식 등요(登窯·경사지에 터널형으로 축조한 오름가마) 유적을 찾아냈다고 13일 밝혔다.
함안 법수면은 2004년 창원대박물관이 지표조사를 진행해 토기 가마터 10곳이 분포한다는 사실이 파악된 곳이다.
가마터 유적 존재가 알려진 지 14년 만에 정식 발굴조사를 시행한 연구소는 토기를 두는 소성부(燒成部)와 연기가 빠져나가는 연도부(煙道部) 사이에 낮은 계단이 있는 등요를 발견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기존 조사에서 확인한 가마터는 길이가 7m 이하인데, 이번에 확인한 가마는 규모가 월등히 크다"며 "형태도 이전 가마는 계단이 없는 등요였으나, 이번에는 계단이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가마와 폐기장에서는 승석문단경호(繩蓆文短頸壺·삿자리무늬 짧은목항아리)가 많이 나왔으나, 노형기대(爐形器臺·화로형 그릇받침)·통형고배(筒形高杯·원통형 굽다리접시)·대호(大壺·큰항아리)도 소량 출토됐다.
이에 대해 연구소는 "대부분 함안을 중심으로 영남 지역에 넓게 분포하는 고식(古式) 도질토기(陶質土器)"라고 설명했다.
고식도질토기는 1천도 이상 온도를 유지하는 가마에서 구운 단단한 토기로, 보통 신라와 가야 초기 단계 토기를 지칭한다.
연구소는 "가마 크기에 따라 토기 생산방식과 종류가 어떻게 달랐는지 비교하고 분석할 수 있는 좋은 자료를 확보했다"며 "아라가야 토기 생산기술의 발전상을 추가로 연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아라가야 발굴조사는 고분 중심으로 이뤄졌는데, 토기 생산지 조사는 연구 영역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아라가야 토기문화를 구체적으로 밝히기 위한 심화연구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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