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의 한민족 DNA를 찾아서' 출간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대한민국은 세계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기적의 역사를 이뤄냈다. 제국주의 강점 지배와 국토 분단, 한국전쟁을 겪은 뒤 불과 반세기 만에 폐허에서 일어나 세계 굴지의 산업국가·민주국가를 건설했다. 그 기적의 힘은 과연 어디서 나왔을까?
정통관료 출신 역사가인 김석동 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가 그 기적의 비결을 실증적 탐구와 통찰로 캐내어 정리한 저서를 펴냈다. 신간 '김석동의 한민족 DNA를 찾아서'가 그것이다.
30여 년 동안 금융·경제 관료로 일한 저자는 고대사 연구가로 변신해 한민족 성장 DNA를 찾아 긴 탐구여행을 떠났다. 이번 저서는 지난 10년간 뜨거운 열정과 부지런한 발로 추적하고 연구한 결과물이다.
특이한 저자의 이력부터 살펴보자. 2004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을 지낸 필자는 2005년 재정경제부 차관보, 2006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2007~2008년 재정경제부 제1차관을 거쳐 2011~2013년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했다. 이와 함께 '고대사를 통해 한민족 DNA를 이해하는 것이 미래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이라는 사명감으로 사학자들과 교류하며 오랫동안 역사 연구에 매진했다.
이번 저서는 몽골고원에서 중앙아시아, 유럽 대평원까지 10년 동안 50차례에 걸쳐 총 5만km를 현장답사해 내놓은 것이다. 김 대표는 이 여정을 통해 한민족 고대사 발자취는 물론 유라시아 대초원 제국의 기원, 대한민국의 경제 기적까지 총체적으로 살펴봤다. 나아가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이루기 위해 취할 전략과 비전도 제시했다. 즉 역사와 경제를 접목한 한민족 탐사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알다시피 동방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사에서 보기 힘든 경천동지의 기적을 일으켰다. 땅 넓이는 세계 109번째, 인구는 세계 26번째에 불과하지만 제조업 5위, 수출 6위, 건설업 6위, 외환 보유액 9위로 세계 11위 경제대국이 됐다. 1960년대 이후 2016년까지 세계 경제가 7.5배가량 증가한 사이에 한국 경제는 무려 39.9배나 커졌다. 한 편의 드라마 같은 대도약인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기적의 핵심 요소로 '선택과 집중' 전략의 수출과 중화학공업, 그리고 특이한 한민족 DNA를 꼽았다. 이중 한민족 DNA는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한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으려는 끈질긴 생존 본능,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승부사 기질, 강한 집단 의지, 세계무대로 나아가 승부하는 개척자 정신이 바로 그것.
저자는 "이런 한민족 DNA는 지난 2천500년간 유라시아 대륙을 지배하며 세계사를 써온 기마민족, 초원 제국의 전사들과 그 궤를 같이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1부에서 대한민국이 세계가 놀라워하는 경제 기적을 어떻게 일으켰는지 분석하고, 흉노-선비-돌궐-몽골-여진 등으로 이어지는 기마민족의 역사와 성공비결, 한민족과 기마민족의 연결고리를 밝힌다. 고조선이나 단군에 대한 기록과 역사를 신화 관점에서 인식한 사학계의 닫힌 시각에서 벗어나 한민족의 정체성을 열린 시각으로 좀더 폭넓게 살펴본 것이다.
제2부는 기마군단의 역사가 전개된 유라시아 대초원과 실크로드, 그리고 만주 대륙을 저자가 50차례에 걸친 현장답사를 통해 기록한 것으로 독자들을 생생한 역사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최강제국을 건설해 세계 중심 무대에서 대활약한 기마군단의 역사를 새롭게 평가하는 한편, 기마민족의 유물·풍속·기록 등의 자료로 역사·문화적 연결고리도 깊이 탐색한다.
김 대표는 "이 책이 유라시아 대초원에서 펼쳐진 북방민족과 한민족의 삶을 큰 그림으로 돌아보면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찾는 데 역할을 했으면 한다"면서 "나아가 미래에 통일 대한민국이 세계의 중심국가가 되는 그날까지 한민족 DNA와 기마민족의 역동적 에너지가 유감없이 발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남북통일이 이뤄진 미래 대한민국에 대한 저자의 낙관적 전망이다. 물론 그 전제로는 한국인의 성장 DNA 회복, 새로운 성장 모델 창출 등이 있다.
"통일한국은 세계의 중심국가가 될 것이다. 남한 대비 북한의 경제 규모는 2018년 2.5%에 불과하지만, 2040년에는 15.1%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GDP 기준으로 통일한국은 2025년 캐나다·이탈리아를 추월하고, 2035년에는 프랑스를, 2036년에는 영국을 추월해 세계 6번째 국가로 등장할 것이다. 그날까지 한민족 DNA와 기마민족의 역동적 에너지가 유감없이 발휘되길 기대한다."
김영사 펴냄. 572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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