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김구는 조선족"…中 바이두백과, 시정요구 2년째 거부

입력 2018-12-13 15:16   수정 2018-12-13 15:42

"윤동주·김구는 조선족"…中 바이두백과, 시정요구 2년째 거부
반크 "중국 동북공정의 하나"…'한국역사 바로잡기' 캠페인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중국 최대 검색 엔진 바이두가 제공하는 인터넷 백과사전 바이두백과(百度百科·baike.baidu.com)에 윤동주 시인의 국적을 '중국'이 아닌 '한국'으로, 민족을 '조선족'이 아닌 '한국인'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2년 넘게 묵묵부답이라고 13일 밝혔다.
반크는 지난 2016년 10월 이 백과사전에서 이런 오류와 함께 김소월(金素月) 시인과 독립운동가 이봉창(李奉昌) 의사의 국적이 '조선', 민족은 '조선족'으로 잘못된 표기도 발견했고, 독립운동가 백범 김구(金九) 선생은 국적을 '한국'으로 쓰고는 민족을 '조선족'으로 쓴 오류도 찾아냈다.
독립운동가 한용운과 이육사 시인의 경우 국적을 '한국'으로 해놓고는 민족 표기를 하지 않았다.
반크는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독립운동가 대부분을 '중국' 또는 '조선' 국적자로, 민족을 '조선족'으로 기재한 것에 항의해 사이트 측에 지속해서 '한국'(국적), '한국인'(민족)으로 통일해 달라고 요청해왔다.
특히 반크는 이 백과사전에 나오는 '조선족'의 의미는 '조선민족'이나 '한민족'의 뜻이 아닌 '중국 조선족'으로 받아들이거나 오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의 룽징(龍井) 마을에 서 있는 윤동주 시인의 생가 안내석에 '중국 조선족 애국 시인'이라고 적혀 있는 것이 그 증거라는 것이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시정요구를 거부하는 이유에 대해 "중국의 영토에서 발생한 역사를 모두 중국의 역사로 편입하는 '동북공정' 프로젝트의 하나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이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에 한중 양국의 외교 관계 발전 차원에서라도 오류는 시정돼야 한다"며 "정부도 나서서 해결해주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바이두백과 외에도 구글(영문) 사이트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손기정 선수의 이름을 '키테이 손'(Kitei Son)으로 표기하고 있으며, 반크의 시정 활동에도 'Sohn Kee-chung'(손기정)으로 수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반크는 세계 유명 포털과 백과사전에서 한국역사 관련 오류를 바로잡는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했다.
캠페인에 동참하려면 반크 페이스북 또는 '21세기 이순신 사이트'(korea.prkorea.com/kor/iam/knowhow.jsp)로 오류를 발견해 제보하면 된다.
한편 반크는 미국의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안중근, 윤봉길, 이봉창 의사를 'Assassins'(암살자)로 표기한 것을 'Leaders who engaged in armed struggle'(무장투쟁 지도자)로 바꾸는 성과를 올린 바 있다.
gh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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