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관계 회복국면 고려 차분한 추모행사…국영TV 생중계 안 해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인들이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에 의해 자행된 난징대학살 81주년을 맞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13일 중국신문사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 난징시에 있는 '난징대학살 희생동포 기념관'에서 정부 관계자와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을 거행했다.
추모식이 시작된 오전 10시부터 1분간 난징 시내 전역에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사이렌 소리가 일제히 울려 퍼졌다.
길을 가던 시민들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숙여 묵념했고 차량과 기차, 선박 등도 일제히 멈춰 경적과 기적을 울리며 추모에 동참했다.
대학살 현장인 난징시 외에도 하얼빈 일본 731부대 주둔지, 베이징 인민항전기념관, 충칭 일본군 대폭격 현장 등 중국 주요 장소에서도 현지 정부 관계자들과 시민들이 모여 난징대학살 추모 행사를 동시에 열었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도 이날 검색창 위에 난징대학살 발생일인 '12·13' 숫자가 박힌 검은 추모 배너를 내걸었다.
중국은 2014년부터 난징대학살 추모일을 국가급 행사로 격상했다.
난징대학살 추모 행사가 국가 행사로 치러지는 것은 올해로 다섯 번째다.
일본군은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37년 12월 13일부터 이듬해 1월까지 국민당 정부의 수도이던 난징시에서 군인과 남녀노소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살육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중국은 당시 30만명이 넘는 이들이 희생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난징대학살을 축소 해석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자민당 수석 부간사장은 방위상 재직 중이던 2016년 8월 "30만명, 40만명이라는 수가 지적을 받고 있다. 수가 얼마였는지는 중요하다"고 발언해 중국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다만 중국과 일본이 최근 급속히 관계를 개선 중인 가운데 올해 난징대학살 추모 행사는 예년에 비교해 조용하게 치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지난 10월 베이징에서 맞이해 정상회담을 여는 등 미국과 무역전쟁 속에서 중국은 일본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이 같은 기류를 반영하듯 이날 중국 국영 중국중앙(CC)TV는 오전 10시 난징대학살 추도 행사를 생중계하지 않았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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