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내부논의 소개…관세 10%는 버텨도 25%는 감당못해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이 중국에서 제조된 스마트폰에 25% 추가관세를 부과하면 아이폰 조립공장들이 중국을 떠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13일 보도했다.
중국의 아이폰 납품업체들은 관세가 10%인 경우 생산을 계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세율이 25%로 인상되면 공장 이전을 검토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애플은 아이폰을 디자인해 중국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전 세계에 판매하고 있다. 아이폰 조립량의 대다수는 폭스콘(대만 홍하이정밀공업)이 책임지고 있다.
애플과 이들 협력업체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공급사슬(Supply chains)에 미칠 영향을 조심스럽게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2천억 달러(약 224조4천억원)에 달하는 중국 수입품에 올해까지 10%, 내년부터 25%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에 들어간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천670억 달러(약 280조5천억원)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한 25% 추가관세 부과도 향후 대책으로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제조되는 스마트폰, 노트북 컴퓨터에도 고율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런 추가관세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90일 동안 무역협상을 진행하기로 하면서 보류했다.
그러나 미국은 협상 시한으로 설정한 내년 3월 1일까지 중국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계획을 실행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을 모든 주력상품을 만드는 생산기지로 중국을 활용하고 있다.
애플의 공급사슬은 현재 수백개 기업과 연결돼 있으며 폭스콘, 페가트론과 같은 조립공장이 그 정점에 있다.
한 소식통은 애플은 협력업체들로 지탱하는 광범위한 공급사슬의 일부를 이동하는 게 어려운 까닭에 현재로서는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소식통은 아이폰이 아닌 다른 제품을 만드는 협력업체가 대체 생산지를 제안하자 애플 본사는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만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향후 관세 폭격이 재발하면 상황이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최신 아이폰의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어 더 많은 관세를 부담할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캐나다왕립은행(RBC)의 애널리스트 애밋 다라야니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그럴 가능성을 진단했다.
보고서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애플의 모든 하드웨어에 관세가 부과되고 애플이 그 비용을 모두 떠안는다고 가정할 때 10% 관세로 애플의 주당순이익(EPS·순이익을 주식 수로 나눈 값)은 1달러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의 2019년 주당순이익 추산치는 13.32달러다.
그러나 같은 조건에서 25% 관세가 부과될 경우에는 EPS가 2.50달러나 떨어질 것이라고 다라야니는 분석했다.
애플의 최고경영자인 팀 쿡은 과거에 미국에 공장을 짓는 방안이 제안되면 중국이 숙련 노동 때문에 낫다는 말을 하곤 했다.
쿡은 그러나 최근 들어 조금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는 애플을 만들지 않는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며 "스마트폰 유리 덮개 같은 부품은 미국에서 만들어 중국에 조립하라고 보낸다"고 말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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