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콩고, 대선 앞두고 긴장 고조…유혈사태·선거 장비 소실

입력 2018-12-13 21:27   수정 2018-12-14 08:49

민주콩고, 대선 앞두고 긴장 고조…유혈사태·선거 장비 소실
수도 선관위 창고에 불…투표 집계기 수천개 소실
남부서 야당 지지 집회에 경찰 발포, 17세 청소년 사망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대통령 선거를 열흘 앞두고 투표 집계기 수천개가 소실되고 유혈사태가 이어지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자지라방송,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민주콩고 대통령 보좌관인 바르나베 키카야 빈 바루비는 이날 민주콩고 수도 킨샤사의 선거관리위원회 창고에 불이 나 대선 투표 집계기와 투표함 수천개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화재는 이날 오전 2시께 발생했고 현장 주변에서는 두꺼운 검은 연기가 목격됐다.
키카야 보좌관은 킨샤사에서 대선을 위해 준비한 장비의 70%가 소실됐다고 밝히고 화재가 '범죄자들'에 의해 발생했다며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는 대선 준비는 계속될 것이라며 다른 지역의 투표 집계기들을 킨샤사로 옮겨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콩고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선거관리위원회 창고의 경비를 담당했던 경찰은 체포됐다.

여기에 야당 지지자들과 경찰의 충돌로 인한 유혈사태가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AFP는 이날 남부도시 음부지마이에서 경찰이 집회를 하려고 모인 야당 지지자들을 향해 발포하면서 10대 청소년 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민주콩고 야당 민주사회진보연합(UDPS)의 고위간부는 "오늘 아침 우리 당의 활동가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던 17세 소년이 경찰에 쏜 총을 맞고 숨졌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민주콩고 제2의 도시 루붐바시에서 야권 대선 후보의 지지자 2명이 집회 도중 경찰의 진압으로 사망했다고 현지 인권단체 '정의에 이르기 위한 콩고연합'(ACAJ)이 전했다.
민주콩고 대선은 오는 23일 치러질 예정이다.
후보 21명이 출마했지만 야권 후보 마르탱 파율루(61) 의원과 범여권연합 후보 에마뉘엘 라마자니 샤다리(57) 전 내무장관 간의 양강 구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1960년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민주콩고는 그동안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이뤄내지 못했다.
조셉 카빌라(47) 대통령은 2001년 초 부친인 로랑 카빌라 전 대통령이 암살되고 나서 대통령직을 이어받아 민주콩고를 17년 동안 통치했다.
카빌라 대통령의 헌법상 임기는 2016년 12월 끝났지만, 그동안 권좌에서 물러나지 않아 야권의 반발을 샀다.
[로이터제공]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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