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직원 회유 논란 유엔에이즈계획 사무총장 사의

입력 2018-12-13 23:37  

'미투' 직원 회유 논란 유엔에이즈계획 사무총장 사의
감사보고서 "가부장적 분위기속 개인숭배 조장" 비판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고위 간부의 성폭행을 은폐하고 조직 문화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유엔에이즈계획(UNAIDS) 미셸 시디베 사무총장이 13일(현지시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시디베 사무총장은 이날 '질서 있는 과도기'를 두기 위해 내년 6월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임기는 2020년 1월에 끝난다.
유엔에이즈계획 감사기구인 프로그램조정이사회(PCB)는 최근 독립패널이 제출한 유엔에이즈계획 조직 운영 실태에 관한 보고서를 논의했다.
이 보고서는 시디베 사무총장이 조직을 가부장적으로 운영하면서 개인숭배를 조장했다고 지적했다.
유엔에이즈계획의 주요 기부 국가인 스웨덴 정부도 시디베 사무총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스웨덴 국제협력개발부 장관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시디베 사무총장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그는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 내부는 물론 회원국까지 나서서 국제기구 수장의 즉각 퇴진을 주장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시디베 사무총장은 올 3월 직원 마르티나 브로스트롬이 루이즈 루레스 전 사무차장보로부터 성폭행당했던 일을 폭로하려 했을 때 브로스트롬을 회유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브로스트롬은 시디베 사무총장이 신고를 취소하라고 압박하면서 루레스의 사과를 받아주면 승진시켜주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유엔 내 성폭력 문제를 감시하는 단체인 '코드 블루'는 시디베 사무총장이 즉각 퇴진을 거부한 것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심각한 리더십 실패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시디베 사무총장의 퇴진을 주장한 독립패널은 성폭행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시디베 사무총장이 직접 구성을 지시한 조직이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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