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미군비행장 이전공사 강행…오키나와 현·시민들 반발

입력 2018-12-14 11:49  

日정부, 미군비행장 이전공사 강행…오키나와 현·시민들 반발
이전 예정지에 토사 매립 시작…주민들 "용납 못 해" 항의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오키나와(沖繩)현과 주민의 반발에도 14일 후텐마(普天間) 비행장의 헤노코(邊野古) 이전 공사를 강행하면서 양측간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 기노완(宜野彎)시에 있는 후텐마 비행장의 이전 대상지인 나고(名護)시 헤노코 해안에 대한 토사 매립에 착수했다.
이는 오키나와현과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헤노코로의 이전 공사 강행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맞서 이전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이날 공사 현장 주변에서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현지 주민들은 "정부는 오키나와의 비참함을 모른다", "이전이라는 명목으로 새 미군기지를 만드는 것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일부 시민들은 도쿄 나가타초(永田町)에 있는 총리 관저 앞에 모여서 "공사 강행을 용인할 수 없다", "오키나와를 무시하는 정부는 필요 없다"는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오키나와현도 내년 2월 공사 찬반을 묻는 현민 투표를 하고,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실력행사도 불사할 방침이어서 헤노코 이전 공사를 둘러싼 양측간 대립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다마키 데니(玉城デニ-) 오키나와현 지사는 "현민의 뜻을 무시하고 공사를 진행하는 데 강하게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공사를 막기 위한 조례 제정 및 공사 승인을 철회하기 위한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상은 이날 공사 시작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후텐마 비행장을 하루라도 빨리 오키나와현에 전면 반환하기 위해 공사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정례 브리핑에서 "미일동맹의 억제력 유지 및 주일미군 후텐마 비행장의 위험성을 제거한다는 측면에서 헤노코로의 이전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후텐마 비행장은 기노완시 한가운데 있는 미해병대 기지다.
기노완시 면적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데다 주변에 주택 밀집 지역이 있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비행장'이라고 불린다.
당초 1996년 미일 간 합의에 따라 2003년까지 미군 측이 이 기지를 일본에 반환하고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그러나 오키나와현 내로 이전하는 데 대한 내부 반발로 반환 일정이 계속 미뤄져 왔다.
헤노코 지역의 공사가 정부 목표대로 2020년 말 마무리돼도 실제 기지 이전은 2022년 이후에나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미군 측도 이전 반대 여론 등을 고려해 후텐마 기지를 계속 사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choina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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