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조사 과정서 미국 정부가 진실 말해줄 것이라 믿지 마라"

입력 2018-12-14 17:30  

"4·3 조사 과정서 미국 정부가 진실 말해줄 것이라 믿지 마라"
노근리 사건 탐사보도 이끈 前 AP기자 4·3평화포럼서 주장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노근리 사건 탐사보도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찰스 핸리 전 AP통신 편집부국장이 14일 제주 칼호텔에서 열린 '제8회 제주4·3평화포럼'에 참석, "미국 정부가 진실을 말해줄 것이라고 믿지 마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 4·3의 연구와 조사 과정에서 미국 정부, 특히 미군은 대체로 전쟁범죄와 반인륜 범죄의 증거를 덮으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 국방부는 수년간 생존피해자들의 조사 청원을 거절한 뒤에 AP통신의 보도로 1999년 말 노근리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지만 2001년 몹시 모호한 말로 미군이 노근리에서 벌인 행위에 잘못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정보공개법에 따라 찾아낸 여러 증언에 따르면 (미군의)무차별적인 민간인 사살이 관행적으로 이뤄졌다"면서 미 국방부의 은폐시도를 비난했다.
그는 이어 "노근리 진상조사를 한 지 거의 20년이 다 돼가고 철길 아래 쌍굴에서 벌어진 학살이 거의 70년이 돼 가지만, 미 국방부는 미 의회 차원의 조사조차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근리 사건의 경우에 비춰볼 때 제주 4·3의 진실 규명에 미국 정부가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주4·3평화재단은 '제주 4·3과 미국 - 인권, 책임, 그리고 평화'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며 노근리 사건을 세상에 알린 찰스 핸리 전 AP통신 편집부국장을 연사로 초청했다.
ji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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