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라이온에어 추락사고 유족, 보잉 상대 잇따라 소송

인니 라이온에어 추락사고 유족, 보잉 상대 잇따라 소송
"현재까지 25가족 소장 제출…내달 17일 첫 심리 진행"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18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여객기 추락사고 유족들이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을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제기했다.
15일 일간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로펌 '리벡 로 차터드'(Ribbeck Law Chartered)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현재까지 25가족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소송액은 한 가족당 400만 달러(약 45억원) 내외로 도합 1억 달러(1천134억원) 수준이다.
리벡 로 차터드 소속 변호사 마누엘 폰 리벡은 "첫 심리는 내달 17일 보잉 본사가 있는 미국 일리노이주 쿡 카운티 법원에서 진행된다"면서 "법정에서 이들 가족을 대변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벡 로 차터드가 소송을 대리하는 유가족에는 올해 11월 14일 처음으로 쿡 카운티 법원에 소장을 제출해 눈길을 끌었던 인도네시아인 의사 리오 난다 프라타마(26)의 가족도 포함됐다.
리오는 결혼식을 불과 10여일 앞두고 사고를 당했고, 약혼녀는 그가 '혹시라도 결혼식에 못 오면 혼자라도 웨딩드레스를 입고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는 농담을 남겼다면서 일종의 영혼결혼식을 올려 안타까움을 자아낸 바 있다.
인도네시아 저가항공사 라이온에어 소속 보잉 737 맥스(MAX) 8 여객기는 올해 10월 29일 오전 자카르타 인근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인근 해상에 추락했다.
탑승객은 전원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정적인 추락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고기는 실속(失速) 방지 장치가 오작동해 기내 컴퓨터가 반복적으로 기수를 내리는 바람에 조종상 문제를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도네시아 당국과 미국 조종사 노동조합 등은 보잉이 최신 기종인 737 맥스 시리즈로의 기종전환 훈련 과정에서 문제의 기능을 제대로 언급하지 않아 잠재적 위험을 발생시켰다고 비판했다.
조종간을 강하게 잡아당기면 실속 방지 장치가 꺼지는 기존 모델과 달리 737 맥스에선 항공기 자세제어 장치를 수동으로 꺼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은 이를 근거 삼아 보잉에 이번 사고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항공사고 전문가들은 과거 기종에서도 항공기 자세제어 장치를 끄는 것이 통상적인 조치로 교육됐다면서 조종사들의 대응이 적절치 못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보잉 최고경영자(CEO) 데니스 뮐렌버그는 최근 사내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의도적으로 항공기 기능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관련 기능은 승무원 운용교범(FCOM)에 기술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지에선 추락 전날 마지막 비행에서 사고기가 같은 문제를 겪었다는 점을 근거로 라이온에어 측의 항공기 정비가 미흡했을 가능성 등도 제기된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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