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부동산시장 부진에 대기성 자금인 MMDA도 4조원 증가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전후로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정기예금과 적금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특히 국내 투자 여건이 부진해지면서 최근 들어 대기성 자금인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MMDA)이 크게 늘었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이달 12일 현재 606조2천13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 말 잔액에 견줘 3개월여 사이에 27조9천155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적금 잔액도 같은 기간 37조2천750억원에서 37조9천605억원으로 6천855억원 늘었다. 예·적금 잔액을 합하면 석 달여 만에 28조6천10억원이 늘었다.
이들 수신상품의 금리가 오름에 따라 조금이라도 더 이윤을 확보하려고 정기예금과 적금으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가중평균 금리를 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정기예금 금리는 올해 하반기 들어 8월 1.78%로 단기 저점을 찍고서 9월 1.82%, 10월 1.90%로 상승세를 보였다.
이중 만기가 1년인 정기예금 금리는 8월 1.97%에서 10월 2.06%로 2개월 사이 0.09%포인트 올랐다.
주식시장이 부진함을 면치 못한 점도 은행권 수신상품의 매력이 돋보이는 계기가 됐다.
코스피는 '검은 10월'에만 313.38포인트(13.37%)나 급락한 이후 현재 2,100선을 밑돌고 있다.
시중 은행들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정기예금과 적금 금리를 올려 한층 인기를 얻고 있다. 이제 기본금리가 연 2%대로 올라섰고, 우대금리까지 챙기면 연 6%까지 받을 수 있는 상품까지 나왔다.
지난달 16일 출시된 우리은행의 '우리 여행적금'이 대표 사례다. 이달 12일 현재 4만1천576계좌에 1천560억원의 돈이 들어왔다.
통상 하루에 500계좌 늘어나면 '선방'했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상품은 하루에 2천 계좌 이상 증가하고 있다. 최고금리가 연 6.0%라는 점이 그 비결이다.
신한은행의 '쏠편한정기예금'은 10월 말에서 이달 12일 한달여 만에 8만2천 계좌에 2조원가량이 판매되기도 했다.
금융전문가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장금리가 내리고 있어 지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받을 기회라고 충고했다.
우리은행 WM자문센터 자산관리컨설팅센터 김은정 컨설턴트는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경제여건을 봤을 때 한은이 더는 기준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돼 시장금리가 내리고 있다"며 "금리가 지금이 고점이므로 고객 입장에서는 높은 금리를 누릴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대기성 자금인 MMDA가 증가한 것도 눈길을 끈다.
5대 은행의 MMDA 잔액은 8월 말∼11월 말 5조6천180억원 줄었다가 이후 이달 12일까지 열흘 남짓 기간에 3조9천735억원 늘었다.
MMDA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일시적으로 넣어주는 돈이 주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요새 증시가 불안하고 부동산도 가격 하락 신호가 나오고 있어 섣불리 사기도 그래서 시중의 부동자금이 단기 운용되는 MMDA로 들어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표] 5대 은행의 수신 추이
(단위: 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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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말 │11월말│12월 12일 │8월말∼1│11월말∼│8월말∼1│
││ │ │ │1월말 │12월12일│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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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신 │13,280,228│13,606,814│13,669,682│ 326,586│ 62,868│ 389,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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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 5,782,980│ 6,045,934│ 6,062,135│ 262,954│ 16,201│ 279,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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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 372,750│ 378,958│ 379,605│ 6,208│ 647│ 6,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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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DA│ 926,476│ 870,296│ 910,031│ -56,180│ 39,735│ -16,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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