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 개혁 합의 직후…"협상 과정에서도 계속 단결"
국회 앞 집회에 5천여명 참석…"선거제 개혁 투쟁은 지금부터"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설승은 기자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며 진행 중이던 단식 농성을 15일 중단했다.
손 대표와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열흘째 이어 온 단식 농성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손 대표와 이 대표는 지난 6일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두 대표는 여야 5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득표율에 정비례하는 의석배분 선거제도) 도입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선거제 개혁 법안을 내년 1월 처리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단식을 끝내기로 했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의 국회 농성도 막을 내렸다.
손 대표는 농성 해단식에서 "단식을 시작한 것은 개인이나 바른미래당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예산안 야합에서 드러난 구태정치와 승자독식의 악순환을 이제는 끝장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 하나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촛불혁명으로 이뤄진 정권 교체를 제대로 된 민주주의로 정착시키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국회가 국정의 중심이 되고 내각이 역할을 발휘하는 7공화국을 만들기 위한 제도의 기초"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승자독식 선거제는 아직 사라진 것이 아니다"라며 "합의를 끌어내는데 거대 양당이 보인 태도를 생각하면 앞으로 한 달간 과정도 험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하지만, 한국 정치의 악마는 민주당과 한국당이 아니라 서로 죽고 죽이게 만드는 지긋지긋한 대결 정치"라며 "연동형으로 가는 길은 악마의 유혹에서 벗어나 모두가 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역사상 처음으로 정치판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문이 열렸다"며 "역사적인 큰 산을 하나 넘어서 완료될 때까지 3당이 굳게 손잡고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정책 연대, 정치 연대, 공동행동 연대, 3당의 연대를 다시 공동 협의 기구로 만들어 선거제 개혁이 완료되는 순간까지 밀고 가야 한다"고 했다.
여야 간 선거제 개혁 협상에 참여한 야 3당 원내대표들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핵심으로 한 선거제 개혁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한 달간 협상을 잘하고 단결해 꼭 내년 1월 국회에서 좋은 결말이 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는 "모든 국민이 행복하고 잘 사는 민주적 제도의 토양을 만들도록 3당이 함께하겠다"고 했고,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청년 노동자 빈소 앞에 가서 선거제 개혁, 정치 개혁, 연동형 비례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밝혔다.
다만 야 3당은 여야 5당의 합의 결과를 보고하기 위해 이날 오후 국회 앞에서의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불꽃집회'는 예정대로 진행했다.
야 3당은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공동행동, 민중당·노동당·녹색당·우리미래 등 4개 정당과 함께 연 집회에서 연동형 비례제 완전 도입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단식을 마친 손 대표와 이 대표는 물론, 야 3당 관계자를 비롯한 5천여명(주최측 추산)은 영하의 날씨에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자리했다.
손 대표는 "열흘 동안 단식하고 어렵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쟁취했지만, 투쟁은 지금부터"라며 "갈 길은 끝없이 남아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확실히 얻어내 촛불혁명을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 역시 "일단 고비 하나는 넘겼지만 여기서 물러설 수 없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법률로 못 박힐 때까지 싸움은 중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큰 산 하나를 넘었다"면서 "이제 나머지 가야 할 길에 야 3당과 원외 정당, 시민사회가 굳건히 연대한다면 선거제도 개혁 완수라는 종점에 다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모든 제3의 도전세력을 제도적으로 봉쇄해놓고, 평생 1등과 2등을 번갈아 하는 양당의 독과점 체제를 이제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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