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개편안 중 보험료 인상 없이 기초연금 올리는 '2안' 주목
"젊은 세대 세금부담 커진다" vs "빈곤현실 감안 때 기초연금 인상 필요"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정부가 내놓은 국민연금 개편안 4가지 가운데 '기초연금 40만원으로 인상' 방안은 10년 뒤 기초연금 국가 예산이 40조원을 넘는 것을 가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연금 40만원 방안은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 없이 세금 투입으로 노후소득을 보장하자는 것으로 발표 직후부터 논란이 되고 있으며, 보장액이 가장 높고 가입자 추가 부담이 없다는 점에서 정치권이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2022년에 월 40만원으로 올리면 첫해 국비는 20조9천억원이 소요되고, 2026년에는 28조6천억원이 들어간다.
기초연금은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지급된다. 기초연금에서 지방비가 차지하는 비중 23%를 추가로 반영하면, 기초연금 40만원 지급에 따른 2026년 총예산은 37조1천억원이 된다.
정부는 2026년까지의 추계만 제시했지만 고령화로 기초연금 예산은 계속 늘 수밖에 없어 10년 뒤인 2028년에는 40조원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만약 앞으로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 감액 장치'가 폐지되거나 완화되면 예산은 더 늘어나게 된다. 정부는 현재 국민연금 급여액이 기초연금 지급액의 150%(37만5천원)를 넘으면 기초연금을 깎아서 주고 있는데, 이를 폐지하라는 요구가 만만치 않다.
노인의 생활안정을 위해 도입된 기초연금은 오랫동안 월 20만원에 묶여 있다가 지난 9월 25만원으로 올랐다. 올해 예산은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11조8천억원이었고, 내년 예산은 14조7천억원이다.
정부는 내년 4월부터는 소득하위 20% 노인에게는 월 30만원을 주고, 2020년엔 소득하위 40%까지 30만원을 준다. 2021년에는 기초연금 대상 전체에 3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급여액이 기존 계획대로 30만원으로 유지되면 2026년 소요예산은 29조2천억원이다. 40만원일 경우와 비교하면 7조9천억원이 적은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 14일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등을 합쳐서 월 100만원 안팎의 연금소득을 보장함으로써 노인 1인 가구가 최저 노후생활(National Minimum)을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은 4가지 국민연금 개편안을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1안은 2021년 기초연금을 30만원으로 올리고 현행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40%와 보험료율 9%는 그대로 두는 '현행유지 방안'이며, 2안은 현 제도를 그대로 두되 기초연금을 2022년에 40만원으로 인상하는 안이다.
3안과 4안은 기초연금을 2021년 30만원으로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은 40%에서 45∼50%로 상향 조정하되, 패키지로 보험료율도 현행 9%에서 12∼13%로 3∼4%포인트 올리는 방안이다.
기초연금을 올리는 '2안'에 대한 전문가·단체의 의견은 엇갈린다.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을 그대로 두고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올리는 2안은 정치권이 생색내기 좋겠지만, 예산이 눈덩이처럼 늘어날 텐데 당장 우리 좋자고 젊은 세대 세금 많이 내라고 하는 꼴 아니냐"고 비판했다.
반면 시민단체 내가만드는복지국가는 "한국의 노동시장 격차, 하위계층 노인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할 때 노후소득보장 강화방안으로 기초연금을 주목해야 한다"며 "기초연금을 40만원 이상으로 인상하고, 국민연금은 지속가능성을 위해 소득대체율을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보험료율을 올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정부는 기초연금 인상과 국민연금 급여 상향을 선택의 문제로 제시했는데, 기초연금이냐 국민연금이냐는 갈등 구조를 만들어 국민연금 급여인상을 막으려 한 인상이 짙다"며 "노후빈곤 해소와 노후 준비라는 두가지 사회적 과제를 풀려면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동시 강화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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