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치 대통령 사퇴 요구도 등장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랑스를 뒤흔든 '노란 조끼' 집회 방식의 반정부 시위가 주변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발칸반도의 세르비아 거리에도 노란 조끼를 입은 시위대가 등장했다.
세르비아 국민 수천 명은 15일 밤(현지시간) 강추위와 눈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도 베오그라드 중심가를 행진하며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의 독재 정치를 성토했다.
일부 시위대는 프랑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저항의 상징인 노란 조끼를 착용한 채 대통령궁까지 행진해 부치치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했다.
베오그라드에서는 정부를 비판하는 야권 인사들을 노린 최근 폭력 사태에 항의하기 위해 1주일 전에도 대규모 집회가 열린 바 있다.
세르비아 좌파 정당 대표인 보르코 스테파노비치는 지난 달 세르비아 남부 크루세바치에서 검정 티셔츠를 입은 괴한들에게 쇠막대기로 맞아 머리 등을 심하게 다쳤다.
세르비아 야권은 부치치 대통령이 이끄는 포퓰리스트 정부가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언론 자유를 제한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회에 공포와 위협의 분위기를 조장해 폭력을 유발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1990년대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을 수십만 명이 사망하는 내전으로 몰고 간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정권에서 정보부 장관을 지낸 부치치 대통령은 세르비아 총리를 거쳐 작년 4월 대선을 통해 대통령에 취임했다.
극단적 민족주의자였던 그는 총리 시절부터 세르비아의 유럽연합(EU) 가입을 밀어붙이는 등 친(親)서방 개혁주의자로 변신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최근에는 발칸 반도에 부쩍 영향력을 키우려 하는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며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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