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티르 "아세안, 로힝야족 박해 못하도록 수치 압박해야"

입력 2018-12-17 10:02  

마하티르 "아세안, 로힝야족 박해 못하도록 수치 압박해야"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로힝야족을 상대로 한 박해와 잔혹 행위를 중단하도록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미얀마 정부와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를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년 아세안 의장국인 태국을 방문한 마하티르 총리는 16일(현지시각) 일간 더 네이션과 인터뷰에서 "아세안은 자국민을 공정하게 대하지 않는 국가와 정부를 압박할줄 알아야 한다"며 "사람들이 학살당하는 것을 용인하는 것은 책임있는 행동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어 미얀마의 실권자 아웅산 수치를 겨냥해 "그녀는 과거 군부독재에 맞서 싸웠다. 그러나 정부의 일원이 된 지금 군부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수치는 군부와 어울려서는 안 된다. 군부는 과거 그녀를 부당하게 대했고, 지금은 로힝야족에게 부당한 행동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세안은 회원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유지해왔다. 이런 원칙에 따라 대부분의 아세안 회원국은 로힝야족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다.
다만,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로힝야족 문제를 내정이 아닌 아세안 역내 문제로 규정, 미얀마를 탈출한 로힝야족 '보트피플'을 수용하고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박해를 맹비난해왔다.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달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도 군부의 로힝야족 박해를 두둔해온 수치를 겨냥해 "절대 옹호할 수 없는 일을 옹호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구금 생활 경험이 있는 자는 그 고통을 알아야 하며 같은 괴로움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며 과거 가택연금을 경험했던 수치를 몰아세웠다.
미얀마에서는 지난해 8월 로힝야족 무장세력의 경찰초소 습격 사건을 계기로, 미얀마군의 대대적인 반군 토벌작전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죽고 73만명의 로힝야족 난민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21세기 아시아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의 난민 사태다.
난민들은 미얀마군과 자경단원 등이 학살, 방화, 성폭행 등을 일삼으며 자신들을 국경 밖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이런 미얀마군의 행위를 '집단학살', '반인도범죄'로 규정해 책임자 처벌을 추진중이지만, 미얀마 정부는 아무런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맞서왔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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