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비싸도 재료 아끼지 않는다" 원칙으로 성공한 기업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청나라 강희제 때부터 3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의 약방 기업 동인당(同仁堂·통런탕)이 유통기한이 지난 벌꿀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신뢰 위기를 맞았다.
17일 중국경제망에 따르면 장쑤성의 한 방송 프로그램은 베이징동인당 자회사의 위탁 생산업체가 유통기한이 넘었거나 얼마 남지 않은 벌꿀을 수거해 드럼통에 넣은 뒤 생산 공장의 원료 창고로 다시 보내는 장면을 지난 15일 폭로했다.
제조 일자를 변경하는 일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유통기한이 임박했거나 지난 꿀이 몇만병 있었다"고 말했다.
꿀은 식품일 뿐 아니라 중약의 중요한 원료다.
베이징동인당은 전날 벌꿀 가공식품 등을 생산하는 자회사의 제품을 엄격히 관리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면서 사과했다.
감독 당국도 이미 조사에 착수했다.
국유기업인 베이징동인당의 뿌리는 청나라 강희제 8년인 16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각지에 분점이 있으며 한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로 지점을 넓혀가고 있다.
한국에서도 우황청심환으로 잘 알려졌다.
'아무리 조제가 까다로워도 정성을 아끼지 않고, 아무리 비싸도 재료비를 아끼지 않는다'는 오랜 원칙을 따라 350년의 풍파를 이겨냈다. 엄격한 약품의 품질 관리는 성공의 배경이었다.
중국경제망은 이번 일이 자회사에서 일어난 일이긴 하지만 수백 년 전통의 기업이 신뢰 위기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많은 온라인 이용자들은 오랜 전통의 동인당이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판매한 것에 대해 실망했다. "동인당이 만약 변하지 않으면 쇠락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날 베이징동인당의 주가는 4.3% 하락 개장한 뒤 장중 한때 5% 넘게 하락했다.
중국에서는 최근 알리바바그룹의 신선식품 매장 허마셴성이 상하이의 한 지점에서 당근의 생산 날짜를 바꾼 사실이 드러난 비판을 받기도 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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