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CO2 유발원' 시멘트, 연간 22억t 배출하며 8% 차지

입력 2018-12-18 08:41  

'뜻밖의 CO2 유발원' 시멘트, 연간 22억t 배출하며 8% 차지
파리협정 따라 2030년까지 16%이상 줄여야해 업계도 고민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현대 건축물에 빠지지 않고 사용되는 콘크리트 재료인 시멘트는 제조과정에서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CO2)를 내뿜는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 양이 연간 22억t에 달해 세계 전체 CO2 배출량의 8%를 차지하고 있다. 시멘트 산업 전체를 단일 국가로 치면 중국(27%), 미국(15%) 다음으로 많은 CO2를 배출하고 있는 셈이다.
18일 BBC방송 웹사이트에 따르면 시멘트 산업이 이처럼 많은 CO2를 배출하면서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4)에 시멘트 업계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시멘트 업계가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맞추려면 CO2 배출량을 2030년까지 16% 이상 줄여야하는 상황이다.
시멘트는 독보적 건축재료로 이용되면서 1950년 이후 생산량이 30배 이상 늘었다. 집중적인 성장을 해온 중국의 경우 2011~2013년에 미국이 20세기 통틀어 쓴 것보다 많은 양을 사용했다고 한다. 최근 중국의 성장이 둔화된 뒤에는 다른 신흥국가 중심으로 시멘트 수요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시멘트의 역사는 꽤 오래됐다. 약 8천년 전 지금의 시리아와 요르단에서 상인들이 시멘트로 콘크리트 바닥을 만든 것이 최초의 콘크리트 유적으로 추정되고 있다. 로마시대 때는 판테온 신전을 지름 43m의 콘크리트 돔으로 만들기도 했다.
현대적인 시멘트는 19세기 초 영국 벽돌공 조지프 아스프딘이 '포틀랜드 시멘트'로 알려진 제조법으로 특허를 내면서 확산하게 되었다. 석회석과 점토를 분쇄한 뒤 가열해 만든 암록색 덩어리인 '클링커'에 석고를 더해 분말로 만드는데, 바로 이 과정에서 많은 CO2가 나온다.
시멘트 업계는 새로 공장을 지어 연료 효율을 개선하고 화석연료 대신 재활용 물질을 태워 지난 수십년간 CO2 배출량을 18%나 줄인 것으로 집계돼 있다.
그러나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이고 연료효율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파리협정의 요구를 맞출 수 없으며, CO2 배출 주범인 클링커를 이용하는 제조방식 자체를 바꾸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 내부에서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6년 시멘트를 생산하면서 배출한 이산화탄소 22억t 중 절반 이상이 클링커 생산과정에서 나왔다. 클링커를 만들기위해 가열하는데 이용한 연료까지 더하면 시멘트 CO2 90%가 클링커와 관련돼 있다.
클링커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박테리아를 이용해 산호를 만드는 것과 유사한 방식을 이용하는 '녹색 시멘트'가 이미 개발돼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런 실험단계의 시멘트가 건축현장에서 실제로 이용되려면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정부가 업계를 압박하고 지원하지 않으면 차세대 저탄소 시멘트가 건축현장에서 제때에 쓰일 수 없다는 것이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RIIA·채텀하우스) 에너지·환경·자원부 펠릭스 프레스턴 차장은 BBC와의 회견에서 "건축업계가 대체 재료를 더 널리 사용하는 단계에 접근한 것으로 믿고있다"면서 "이는 시장 수요와 혁신적 기술,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개발은 늘어나지만 CO2는 줄여야 하는 시기에 정부와 업계가 신속히 행동에 나서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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