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274조원 투입 '사상 최대'…호위함의 항모화 공식화
'다차원의 통합 방위력' 내걸어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군사대국화를 가속하는 일본이 사실상 항공모함 도입은 물론이고 육해공뿐 아니라 우주, 사이버 등 첨단 영역에서도 공격력을 갖춰 무장을 강화하겠다는 야욕을 공식화했다.
일본 정부는 18일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새로운 방위력 정비지침인 '방위계획의 대강'과 이에 따른 구체적 무기 조달 계획을 담은 차기 '중기방위력 정비계획'(2019~2023)을 정식으로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통해 향후 5년간 방위비로 27조4천700억엔(약 274조2천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혀 사상 최대의 예산을 쏟아붓기로 했다.
호위함의 항모화를 비롯해 최신예 전투기 도입, 미사일 방어 강화 등을 위해 고가의 장비를 조달할 예정이다.
이날 확정된 내용 중 특히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겨냥, 호위함을 개조해 사실상 항모화를 추진하기로 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태평양에 항공기지가 적다며 전투기를 탑재해 원양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해상자위대의 호위함 '이즈모'형 2척을 개조하기로 해 사실상 항모기능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를 밝힌 것이다.
우주와 사이버, 전자파 등 '새로운 영역'에 대해선 "사활을 걸 만큼 중요하다"며 우선 강화할 방침을 분명히 하고 새 영역에서 상대방의 통신 등을 방해하는 능력을 보유하기로 했다.
이는 육해공 등 기존 영역을 포함해 다차원에서 동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새로운 영역에 대해선 "이용을 방해받으면 국가·국민의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의미를 뒀다.
우주 공간에서의 상대방 지휘 체계·정보통신뿐 아니라 사이버 공격 등을 방해하는 능력의 강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점도 확실히 했다.
전자파 분야도 영역 횡단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선 필수적 분야라고 규정했다.
방위계획의 대강의 핵심어라 할 수 있는 기본 개념에는 이를 반영하듯 '다차원의 통합 방위력'을 내걸었다.
새로운 영역에 육해공을 포함해 장벽을 뛰어넘는 '크로스 도메인'(영역 횡단) 작전이라는 새로운 대응책도 제시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에 대해 "우리나라(일본)를 포함한 지역과 국제사회의 안보상의 강한 우려"가 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사이버와 전자파 분야에서의 능력을 급속히 발전시켜 우주 분야에서도 능력 향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경계를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의 군국주의화에 대해선 헌법의 핵심 조항으로 꼽히는 9조의 1항(전쟁·무력행사 영구 포기)과 2항(전력 보유와 교전권 부인)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뿐 아니라 자위대의 항모 도입은 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을 행사한다는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을 사실상 파기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전수방위 원칙의 '변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방위계획 대강이 마련된 것은 2013년 이후 5년 만이며,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정권 발족 이후로는 두 번째다.
자위대의 임무 확대 내용 등을 담아 역시 군국주의를 가속한다는 비판을 받은 안보법이 시행된 2016년 이후로는 처음이다.
일본 안보정책의 사령탑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가안전보장 주도로 책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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