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개악 반대' 헝가리 의원, 국영방송서 농성중 쫓겨나

입력 2018-12-17 19:27   수정 2018-12-1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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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 개악 반대' 헝가리 의원, 국영방송서 농성중 쫓겨나
국영방송 경비원들에게 막무가내로 내몰리는 영상 논란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연장근로 확대 입법 후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헝가리에서 야당 의원이 국영방송사에서 농성 중 경비원들에게 쫓겨나는 영상이 퍼져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헝가리 국영방송사 건물에서 노동법 개정 철회 청원서를 읽으려던 무소속 의원 2명은 경비원들에게 제지당한 뒤 막무가내로 쫓겨났다.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 10여명은 전날 나흘째 계속된 시위에 참여했다가 국영방송사에 모여 밤샘 농성을 했다.
이들은 이달 12일 의회에서 통과된 개정 노동법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연간 연장 근로 허용 시간을 250시간에서 400시간으로 확대한 개정 법률은 야당과 노동조합 등으로부터 '노예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여론조사에서도 반대가 80%를 넘었다.
방송국 경비원들은 17일 오전 농성 의원들 중 청원서를 낭독하려던 무소속 아코스 하드하지 의원을 거칠게 밖으로 내몰았다.
경비원들이 하드하지 의원을 몰아내는 모습을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린 셀 베르나데트 의원은 "우리는 청원서를 읽으려 했을 뿐이다. 나도 함께 쫓겨났다"고 말했다.

이들 두 의원을 제외한 다른 야당 의원들은 방송사에서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올 4월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3연임에 성공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노동법 개정으로 예상치 못한 여론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16일 헝가리에서는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총리'라는 명칭이 붙은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됐지만,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강제 해산에 나서자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장기 연임하는 오르반 총리에 대한 불만이 이번 시위의 배경에 깔려 있다고 분석하면서 정치적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출처:셀 베르나데트 의원 페이스북 / 로이터]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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