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비 횡령·학교폭력 처리 소홀…시험문제 재출제도 빈번

입력 2018-12-18 07:27   수정 2018-12-18 09:11

교비 횡령·학교폭력 처리 소홀…시험문제 재출제도 빈번
인천 초중고 감사 결과…아는 건설업체에 업무 맡기고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인천시교육청이 17일 공개한 최근 6년간 초·중·고등학교 감사 결과에서 교비를 횡령하거나 학교폭력 사안을 소홀하게 처리하는 등 다양한 문제가 적발됐다.
한일초등학교의 한 회계 담당 직원은 방과후학교비나 통학버스비 등을 현금으로 받은 뒤 사적으로 쓰는 등 2009년부터 5년간 8천665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감사에서 드러났다.
그는 횡령 사실을 감추기 위해 세입부에 일부러 틀린 징수 액수를 적어놓는 등 치밀하게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12학급을 운영하는 이 학교는 2013년 회계 직원을 1명 더 채용하기 전까지 직원 1명에게 모든 행정실 업무를 맡겼다.
시교육청은 횡령을 저지른 직원에게 중징계 요구를 하고 8천665만원을 모두 회수하도록 했다.
불로중학교에서도 한 회계 담당 직원이 친분이 있는 A 건설업체 대표에게 학교 관련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는 등 회계 규칙을 어겼다가 적발돼 중징계 요구를 받았다.
이 직원은 "시설 관련 업무와 관련해 A 업체에 문의하고 처리하라"는 지시를 다른 직원들에게 수차례 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업체는 다른 업체 명의를 빌려 학교 업무를 대신 처리하기까지 했다.

학교폭력 사안을 부적절하게 처리한 사례도 있었다.
해송중학교는 2013학년도에 발생한 금품 갈취, 신체 폭력, 사이버 폭력 등 중대한 학교폭력 사안 8건 중 6건에 대해 학부모들이 합의했다는 이유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 없이 담임 종결로 처리했다.
2013∼2014학년도에 일어난 학생 선도와 학교폭력 사안 21건에 대해서도 훈육이나 계획적인 상담을 하지 않는 등 사후 조치를 소홀히 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인천공항중학교에서는 '학급 내 괴롭힘' 사건 피해자가 가해 학생에 대해 학생선도위원회에서 처분해주기를 원한다는 이유로 학폭위를 열지 않고 선도위에서 협의해 징계를 결정하는 등 원칙에 어긋나는 조치를 했다.
학폭위는 분기별로 1차례 이상 회의를 열고 회의록을 보존하게 돼 있으나 이를 어긴 제물포고, 인제고, 인하대사범대학부속고, 동명초, 능내초 등 학교들도 함께 적발됐다.
시험 출제와 성적 관리를 소홀히 한 학교들도 감사에서 다수 확인됐다.
인성여자고등학교는 2015∼2017학년도 정기고사에서 10개 과목 문항 오류 11건, 26개 과목 정답 오류 60건이 밝혀졌는데도 교과협의회나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없이 교장 결재만 받아 성적 처리를 마감했다.
송도중학교에서는 2012학년도 4회 고사를 치를 때 12개 전 교과목에서 모호한 문제 출제와 오탈자 등 50건 넘는 지적 사항이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 삼산초등학교는 2013학년도 6학년 1학기 중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수학 시험 25개 문항 중 20개 문항을 2012학년도 평가 문항 그대로 재출제해 1명이 경징계, 2명이 경고를 받았다.
대청초·중·고등학교도 2016학년도 1학기 한문 과목 지필 평가 문항을 출제할 때 전년도 출제문제에서 14개 문항을 재출제했다. 2017학년도에는 2015∼2016학년도에 나온 문제 11문항을 다시 냈다가 적발됐다.
시교육청은 2013년부터 올해 10월까지의 인천 내 공·사립 초·중·고교 감사 결과를 이날 오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cham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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