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도 20일 개최…'교착상태' 비핵화 협상 해법 모색
철도 착공식·이산가족 화상상봉 등 남북협력사업 제재면제 협의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한미 간에 비핵화와 대북제재, 남북관계 관련 사안을 협의하는 워킹그룹 2차 회의가 21일 서울에서 열린다.
외교부는 18일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9∼22일 방한 예정인 스티븐 비건 미 대북 특별대표와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 및 워킹그룹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 협의에서는 최근 북미 접촉 동향, 내년 초 북핵 외교 대응 전략 등 비핵화·평화체제의 실질적 진전 방안에 대한 조율과 함께 남북관계 등 북핵·북한 관련 제반 현안 관련 긴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북핵 수석대표 협의는 20일, 워킹그룹 회의는 21일 열린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워킹그룹 회의에는 우리측에서 이도훈 본부장을 비롯한 외교부와 통일부, 청와대 관계자 등이, 미국 측에서는 비건 특별대표 등이 각각 참석할 예정이다.
워킹그룹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첫 회의를 열면서 출범했고, 이번에 한 달 만에 다시 대면 협의가 이뤄지는 것이다. 한미는 지난 7일 워킹그룹 실무 화상회의를 열고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 동향을 점검한 바 있다.
이번 회의는 이도훈 본부장과 비건 특별대표 등이 참석해 비핵화에 대해 논의하는 1세션과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부차관보 등이 남북관계 등에 대해 협의하는 2세션으로 나뉘어 열린다.
1세션에서는 우선 교착상태가 길어지고 있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상황을 평가하고 돌파구 마련을 위한 해법이 모색될 전망이다.
북미는 지난 10월 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협의 이후 본격적인 협상을 갖지 않고 있다.
북한과 미국은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간 고위급회담을 지난달 8일 뉴욕에서 열기로 했다가 연기한 뒤 1개월 이상 지나도록 다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불발된 배경에 대한 서로의 인식을 공유하고 내년 1∼2월로 추진되고 있는 2차 북미정상회담 등 비핵화 협상에 미칠 영향에 대한 평가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세션에서는 오는 26일로 예정된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등 남북 협력사업의 제재면제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착공식 행사 자체는 대북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행사를 위해 올라가는 물자들은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미국과의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 부분에 대해 미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런 차원에서 워킹그룹에서도 당연히 자연스럽게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위해 북한에 광케이블 등 물자를 반입하는 문제와 북한 양묘장 현대화, 남북 간 국제항공로 신설 등 사업에서도 대북제재에 저촉되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제재에서 면제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도훈 본부장은 이날 오후 외교부 청사에서 이고리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차관과도 한·러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진다.
한러·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가 잇따라 열리는 데 대해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올 한해 전개된 북핵 외교를 평가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의 분수령이 될 내년 초 북핵 외교의 대응 방향을 조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transi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