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주차 등 무질서 심각…면수 초과해 손님 받는 것도 문제
사무실 인력까지 합쳐 관리요원 고작 11명…그나마 교대근무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주차 지옥이 따로 없네요. 공항 주차장 빠져나오는 데 20분 넘게 걸렸습니다."
지난 17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주차타워 1층.
임신부인 A(34)씨는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해둔 자신의 차량 앞을 가로막은 채 무단 이중주차된 대형 세단 때문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차량이 빠져나오려면 이중주차된 대형 세단을 힘으로 밀어내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데, 대형 세단 앞에 무단 주차된 차량이 2대가 더 있어 충분한 공간을 만들려면 3대를 밀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A씨는 "대형 세단을 힘껏 밀어 봤는데 50㎝도 움직이기 어려웠다. 차주에게 차를 빼달라고 전화하려 했는데 번호도 남겨놓지 않았다"면서 "차량 사이드 브레이크만 풀어 놓으면 번호는 안 남겨도 괜찮다고 생각한 거 같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A씨는 결국 지나가는 남성 2명에게 도움을 요청해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김해공항 주차장 무질서 탓에 이용객이 고생하는 경우는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날 주차 타워 1층에는 주차 차량 진로를 가로막는 이중주차된 차량을 흔히 볼 수 있었고, 차량이 빠져나가려면 최소 차량 5대는 밀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경우도 관찰됐다.
주차선이 없는 곳에 무질서하게 주차해 차량 진로를 가로막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한 이용자는 "3층에서 2층으로 내려가는 통로 한쪽에 주차선도 없는데 차를 일렬로 무단 주차해 코너를 돌 수 없어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공항 주차장의 이런 불편은 주차공간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공항공사가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해공항 주차장은 하루 4천445대의 차량이 주차가 가능하다.
하지만 공항공사가 하청업체를 통해 주차 관리하는 인력은 11명에 그친다.
이도 사무실에서 민원을 접수하는 인력까지 모두 합친 것으로 11명이 공항 운영시간인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교대근무 등을 통해 관리한다.
김해공항 상주업체 한 관계자는 "국제선 주차장이 2천123면인데 사실상 주차관리 요원이 1∼2명밖에 안 보이는 시간이 많다"면서 "이중주차나 무단주차 관리는커녕, 입구에서 제대로 차량을 안내할 인력도 없다"고 지적했다.
공항공사가 지정된 주차면보다 이용자들을 초과해 받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 이용객은 "관리가 안 돼 서비스의 질은 바닥인데 주차비는 그대로 다 받는다"면서 "사설 주차장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거 아니냐. 공항공사 주차관리 서비스에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 한 관계자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주차면 부족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내년 9월을 목표로 신규 주차타워 건립공사 중에 있는데 주차타워가 완공되면 사정이 좀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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