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 인식 안돼 시장가치와 괴리…산업별 무형자산 정보 계량화 추진"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한국회계기준원은 재무제표에 제대로 포착되지 않는 무형자산의 회계처리 기준을 개선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박세환 한국회계기준원 조사연구실장은 이날 서울 그랜드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회계현안 설명회에서 "현행 회계기준에서는 기업의 핵심 가치동인인 내부창출 무형자산 등이 재무제표에 인식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무형자산으로 인식된 경우에도 해당 무형자산의 실질적인 가치와 괴리가 있는 원가로 기록된다"며 "기업 시장가치와 재무제표 순자산 사이 괴리가 커 재무제표 유용성이 저하하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국내 기업의 발전 방향이 될 바이오, 게임산업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에서 특히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박 실장은 "산업별로 기업이 보유하는 핵심 무형자산 정보를 계량화해 표시하는 문서인 가칭 '핵심 무형자산 보고서' 작성을 위한 외부 위탁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면 게임산업은 보유한 게임별로, 제약산업은 개발 중인 또는 완료한 약품별로, 항공업계는 보유 노선별로 무형자산 정보를 평가하는 것이다.
회계기준원은 무형자산 회계기준 연구를 위해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국내 기업 현황 등을 조사하면서 외부 위탁연구, 해외 회계기준제정기구와 회의 등을 하고 있다.
또 박 실장은 "정부가 발표한 제약·바이오 기업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감독지침의 후속 조치로 업계와 회계법인이 참여하는 제약·바이오업 회계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며 "회계 이슈를 상시 파악하고 공론화해 합리적 해결방안을 모색하려는 목적"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김의형 한국회계기준원장은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분식회계를 계기로 논란이 불거진 국제회계기준(IFRS)과 관련해 "자본시장이 통합되는 상황에서 국제 기준 도입은 필연적이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2011년 도입한 IFRS는 규정 중심이 아닌 원칙 중심 회계처리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상세한 규정 대신 원칙을 제시해 기업에 재량권을 준다.
김 원장은 "IFRS는 어떤 국가가 만든 룰(rule)이 아니라 시장에서 스스로 형성된 룰"이라며 "힘센 나라가 만든 게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이 서로 합의해 만든 것으로 국가가 마음대로 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에서 IFRS가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걸리고 시행착오를 거칠 것"이라며 "최근 여러 이슈도 원칙 중심 회계가 정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마찰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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