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균만 믿은 '나쁜형사' 9계단 추락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늘 반듯했던 유승호의 한없이 가볍고 유치한 모습에서 시청자들이 또 다른 그의 매력을 발견했다.
19일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12월 둘째 주(10~16일) 콘텐츠영향력지수(CPI·하단용어설명 참조) 집계에서 유승호 주연 SBS TV 월화극 '복수가 돌아왔다'가 3위로 신규 진입했다. CPI 지수는 255.1이다.
이 드라마는 유승호의 연기 변신으로 기대를 모았다. 주로 진지하고 모범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전교 꼴찌에 쾌활하고 허세도 있는 강복수로 180도 변신했지만 이 또한 자연스럽게 소화한다.
전작 '여우각시별'이 9%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아직은 아쉽지만 시청률도 첫 회 4.3%에서 6회 5.9%까지 뛰며 월화극 1위인 MBC TV '나쁜형사'의 지분을 조금씩 빼앗아 온다.
첫 회에는 강복수와 주변 인물들의 좌충우돌 학교생활이 다소 산만하게 그려지면서 구심점이 잘 보이지 않는 듯했다. 그러나 학교폭력 가해자로 몰려 부당하게 퇴학을 당한 강복수가 어른이 된 후 다시 교복을 입고 돌아오면서부터는 극이 안정돼 유승호-조보아의 코믹 로맨스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유승호-조보아 조합도 기대 이상이지만, 로맨스뿐만 아니라 9년 전 사고의 진실과 악연을 푸는 과정도 꽤 긴장감 있게 그려져 보는 재미가 있다.
배경이 배경이니만큼 젊은 시청자를 타깃으로 해 파이를 넓히기에는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이지만, 어쨌든 교복 입은 유승호를 2018년에도 어색하지 않게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팬들은 흐뭇하다.
'복수가 돌아왔다'가 치고 올라가고, KBS 2TV '땐뽀걸즈'도 무공해 스토리로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는 사이 '나쁜형사'는 조금씩 주저앉는 분위기다. CPI 지수도 216.4로 전주보다 순위가 9계단 하락해 10위에 머물렀다.
영국 드라마 '루터' 리메이크작이자 신하균의 신들린 연기를 본다는 사실로 기대를 모은 '나쁜형사'는 첫 회부터 미국드라마를 보는 듯한 연출로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로는 줄곧 개연성 없는 전개와 신하균의 연기를 빛내주지 못하는 연출이 발목을 잡고 있다. 시청률도 10%에서 7%대까지 내려앉았다.
잔인한 소재와 장면으로 19세 이상 시청가를 유지 중이라 가뜩이나 시청률을 올리기 힘든 형편에, 눈 높은 성인 시청자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다 보니 동력을 잃은 모양새다.
우태석(신하균 분) 캐릭터도 배우의 절절한 연기를 빼고 본다면 주인공으로서 활약이 약한 편이다. 일단 스토리가 캐릭터 행동반경을 좁히고 있어 통쾌한 맛이 점점 줄어든다. 그렇다고 은선재(이설)나 장형민(김건우), 전춘만(박호산) 등 다른 캐릭터들이 이를 보완해주지도 못한다.
지난 회차에서 우태석이 진짜 '나쁜 형사'였음이 밝혀진 가운데 드라마가 반등을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용어설명 : CPI 지수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와 CJ ENM 7개 채널(tvN·Mnet·OCN·온스타일·OtvN·올리브·XtvN)에서 프라임 시간대 방송되는 드라마, 연예·오락, 음악,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인기도를 파악하는 지표다.
이 지수는 주간 단위로 프로그램 관련 직접 검색자수(국내 주요 포털 6개사), 소셜미디어 버즈량(블로그·게시판·SNS 전수조사) 2가지 실측 데이터를 200점 기준 표준점수로 환산해 산출한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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