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연속 '차없는 화요일'에 자전거로 출근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지독한 대기오염과 교통 혼잡으로 악명이 높은 테헤란에서 신임 시장의 '외로운' 자전거 타기 캠페인이 주목받고 있다.
피루즈 하나치 테헤란시장은 취임식 이틀 뒤인 4일 화요일 자전거를 타고 출근길을 나섰다.
테헤란시는 2016년부터 대기오염을 해결하는 정책의 일부로 매주 화요일을 '차 없는 날'로 정하고 되도록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타자고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이 널리 홍보되지 못한 데다 테헤란 시민의 참여가 저조한 탓에 그간 이름뿐이었다.
하나치 시장은 이 정책을 되살려 테헤란 시민의 최우선 요구 사항인 대기오염과 교통 혼잡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자전거를 몰고 도로에 나선 것이다.
그는 시장 취임 뒤 첫 화요일인 4일과 11일 2주 연속으로 자전거로 출근했다.
화요일인 18일엔 비가 오는 바람에 대중교통 수단인 택시로 출근했다.
하지만 새 시장의 '솔선수범'에도 자전거 타기는 좀처럼 호응을 얻지 못하는 실정이다.
인구가 1천만명에 달하는 이란의 수도 테헤란의 도로엔 하루에 차 400만여대, 오토바이가 300만여대가 운행한다.
정유 시설이 발달하지 않아 휘발유의 품질이 좋지 않고, 차량 노후화가 심각해 대기 오염도가 매우 높다.
차량만으로도 비좁은 테헤란의 도로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들어설 틈이 없을 뿐 아니라 테헤란은 북쪽으로 갈수록 오르막이어서 누구나 자전거를 타기엔 적합하지 않은 지형이다.
이런 열악한 현실 탓에 하나치 시장의 자전거 타기 캠페인을 보는 시민들은 취지는 지지하면서도 실효성없는 전시성 행정이라고 비판하는 분위기다.
모하마드 다르비시 테헤란시 환경부 시민참여단 대표는 "테헤란은 자전거나 보행이 아니라 자동차를 중심으로 설계된 도시이고, 그것도 대중교통이 아닌 자가용으로 다녀야 하는 구조다"라며 "이런 도시에서 자전거 타기 운동은 실패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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