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중요 신호를 구분해내는 데 중앙은행 성패 달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매체로 잘 알려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이례적으로 찬사를 보냈다.
NYT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문을 가리키며 "실제로 정말 좋은 조언"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연준에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말고 양적 긴축(QT)도 하지 말라고 압박을 가했다.
그는 "연준에 있는 사람들이 또 다른 실수를 저지르기 전에 오늘자 월스트리트저널 사설을 읽기를 바란다"며 "이미 비유동적인(현금이 부족한) 시장이 더 비유동적이게 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0 B's(연준의 월 500억달러 자산축소를 지칭)는 그만두라"며 "의미 없는 숫자들을 토대로 판단하지 말고 시장을 느끼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19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예상되는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을 단행하지 말라는 촉구다.
연준은 지난 10월 자산축소 규모를 월 500억달러로 확대했으며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연준이 긴축을 너무 서두른다는 걱정 때문에 지난 두 달 동안 금융시장이 흔들린 게 사실이고, 연준 때문에 부채가 많은 제조업이나 금리에 민감한 주택, 자동차 부문이 큰 타격을 받은 것도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차가 좁혀지는 현상도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는 시장의 기대와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가운데 가장 주목할 부분이자 실제로 모든 중앙은행장에게 매우 좋은 지침이 될 부분은 '의미 없는 숫자들로 판단하지 말고 시장을 느끼라'는 말"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 신문은 이 주문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실천하느냐에 따라 중앙은행의 성패가 갈린다고까지 평가했다.
NYT는 "가장 큰 난제는 신호와 소음을 구분하는 것, 시장이 미래 경제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보내는 때와 그냥 제멋대로 산만한 움직임을 보이는 때를 성공적으로 차별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도 시장이 매우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으나 어떤 때는 심각한 불황이 오고 어떤 때는 가벼운 경기후퇴로 마무리됐다고 사례를 소개했다.
NYT는 2007년 세계 신용대출 시장의 여건이 악화하고 채권금리가 떨어지고 주가 변동성이 커지다가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5년과 2016년 초 달러 강세, 원자재가격 하락, 경제성장 둔화 때문에 시장에 비슷한 혼란이 있었으나 전면적 경기후퇴는 찾아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NYT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동료들의 결정은 현재 상황이 그냥 끝까지 내버려 둬도 될 시장 혼란인지, 아니면 일반 가계의 생계를 훼손할 만한 현상의 초기 단계인지를 가리는 문제로 귀결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미국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설을 통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이번 회의에서 올리지 말 것을 촉구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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