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개발·갯벌 모래화로 주요 먹이식물 생장 악화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매년 겨울이면 낙동강 하구에 찾아오던 고니류 철새가 최근 10여 년 사이 자취를 감춘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대명여고 박중록 교사는 19일 오후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에서 열린 부산·경남 습지포럼에서 '낙동강 하구 고니류 도래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환경단체인 '습지와 새들의 친구'와 '한국습지NGO네트워크' 자원활동가인 박 교사는 동료들과 2004년 10월부터 2018년 3월까지 14년간 겨울철에 큰고니와 고니 등 고니류 개체 수를 확인했다.
이들은 1∼2명씩 5∼6개 팀으로 조를 짜 낙동강 하구 전체를 10개 구간으로 나눠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매월 두 번째 주말마다 조사를 벌였다.
고니류는 2006년∼2007년 겨울만 하더라도 개체 수가 9천469마리에 달했으나 2009년∼2010년 겨울에는 3천327마리로 크게 줄었다.
안타깝게도 2017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고니류가 단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았다.
1980년대 이후 각종 개발사업이 이어지면서 갯벌이 사라지고, 물흐름 변화로 갯벌이 모래로 변하면서 철새 먹이식물인 새섬매자기 생장 환경이 악화한 게 개체 수 감소 원인으로 추정된다.
박 교사는 "낙동강 하구를 대표하는 여름 철새 쇠제비갈매기 번식 개체군이 모두 사라진 데 이어 겨울을 대표하는 철새 고니류마저 사라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낙동강 하구는 한국을 찾는 고니류 70% 이상이 도래하는 한국 최대 고니류 월동지이다.
그동안 이곳에는 해마다 2천500마리가 넘는 고니류가 10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 머물며 갯벌에서 자라는 새섬매자기를 먹으며 겨울을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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