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분석 보고서 발표…"성취도 향상 폭은 오히려 더 커"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혁신학교 학업 성취도가 다른 학교에 견줘 떨어지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9일 혁신학교 성과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된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등을 바탕으로 혁신학교와 일반학교 학생 간 국어·수학·영어 과목 성취도와 수업참여도, 교우관계, 학교만족도 차이를 분석한 결과가 보고서에 담겼다.
평가원은 "혁신학교에 다닌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과 비교해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는 경향은 없었다"면서 "오히려 다소 긍정적 변화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혁신학교와 일반학교 학업성취도 비교는 2011년 초등학교 6학년인 학생이 중학교 3학년(2014년)과 고등학교 2학년(2016년) 때 어떤 성적을 얻었는지 추적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분석결과 혁신학교 학생은 6학년 때 국어·수학·영어 3과목 성취도가 모두 일반학교 학생보다 낮았다. 그러나 이후 성적 상승 폭은 혁신학교 쪽이 일반학교보다 컸다. 수업참여도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연구진은 "인지적 성취에 있어 초등학교 때 하위권에서 시작해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치며 (성취도에) 향상을 보인 집단에 혁신학교를 경험한 학생 비율이 더 높았다"면서 "수학과 영어의 경우 초등학교 최하위였다가 이후 성적이 급격히 향상한 집단에 혁신학교 학생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진은 "초등학교 때 성취도가 가장 낮고 이후에도 하락하는 집단에도 혁신학교 학생 비율이 높았다"고 덧붙였다.
서울·경기·강원·광주·전남·전북 등 6개 지역에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혁신중학교를 3년 내내 다닌 학생과 일반중학교에 다닌 학생 간 비교에서도 학업성취도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경기지역 중학교를 놓고 학업성취도 변화를 분석했을 때도 혁신학교의 학업성취도 변화율이 일반학교보다 다소 높거나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혁신학교가 일반학교보다 학업성취 면에서 불이익이 존재한다는 통계적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수업참여도와 학교만족도, 교사와의 관계에서는 혁신학교에서 다소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혁신학교 철학·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혁신학교 운영목표에 적합한 평가도구를 만들고 질적 도약을 위한 새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2009년 경기도교육청이 처음 도입한 혁신학교는 이후 빠르게 확산해 올해 6월 현재 전국적으로 1천525곳 운영되고 있다.
혁신학교는 학생과 학부모 수업(학교운영)참여도와 만족도를 높였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학업 성취도가 떨어진다는 비판도 받는다. 이 때문에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혁신학교 지정을 반대하는 학부모도 많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은 내년 3월 문 열 송파구 해누리초중과 가락초를 교육감 직권으로 혁신학교로 지정하려다 인근 대형 재건축단지 입주예정자들 반대로 철회하고 '예비혁신학교'로 운영하기로 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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