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외교문서…美측 질문에 긍정 답변했지만 실행 안돼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 측이 1969년 미국 측과 협의 과정에서 베트남전 종전 후 자위대의 현지 파견 여부에 대해 긍정적 의향을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날 일본 외무성이 공개한 외교문서에는 1969년 10월 외무성에서 일본 측 외무·방위 차관, 미국 측 주일대사와 국방 차관보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가 열렸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당시 아민 마이어 주일 미국대사 등은 "베트남전이 종결된 후 평화유지를 위해 자위대를 2천여명 보내는 경우 국내(일본)의 반응"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당시 우시바 노부히코(牛場信彦) 외무 차관 등은 "반응이 좋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일본 측은 "헌법과 자위대법을 바꾸지 않고 자위대를 전투 목적으로 외국에 파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소수의 자위관을 문민을 위한 형태로 파견하는 것은 자위대법 개정을 검토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자위대의 베트남 파견은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에서 자위대의 유엔 평화유지 활동(PKO) 참가를 허용하는 법률이 생긴 것은 1992년이다.
아사히는 "베트남전의 수렁에 빠져 고민하던 미국 측이 일본을 동아시아의 안정에 협력시키려 했고 경제성장이 뚜렷한 일본 측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회의에선 또한, 마이어 미국대사가 "일본은 항모 건조 등을 생각하고 있는가"라고 질문하자 동석한 당시 통합막료회의(현재의 통합막료감부·우리의 합참에 해당) 의장이 "해군 군인으로서야 물론 갖고 싶지만, 항모를 방위만 위한 것으로 설명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지난 18일 각의(국무회의)에서 새로운 방위력 정비지침인 '방위계획의 대강' 등을 정식으로 결정하면서 해상자위대의 호위함을 개조해 사실상 항모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js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