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고비를 찾아서·미여지벵뒤에 서서

입력 2018-12-20 07:05  

[신간] 고비를 찾아서·미여지벵뒤에 서서
맙소사 마흔·다양하고 창의적인 기계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 고비를 찾아서 = 디온 레너드 지음. 이지혜 옮김.
경쟁에만 몰두하던 울트라 마라토너인 저자가 자신을 따라 고비 사막을 달린 유기견을 입양하게 된 사연을 들려준다.
경기에서 우승하고 일인자가 되는 목표만 보고 달려온 저자는 2016년 중국 고비 사막 울트라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다. 경기 도중 작은 개가 나타나 다가오더니 무작정 따라 달리기 시작한다.
고비라고 불리게 될 이 개는 충분한 물도, 먹을 것도 없이 거대한 모래언덕과 톈산산맥, 몽골 유목민들의 유르트 마을, 검은 모래로 뒤덮인 고비 사막을 가로지르는 125㎞ 구간을 함께 달린다.
영국에 거주하는 저자는 중국에서 이 개를 데려오기 위해 지난한 모험에 나선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깊은 상처를 받고 고독한 사춘기를 보내다 마라톤을 통해, 유기견 고비와의 만남을 통해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게 되는 저자의 이야기도 담겼다.
고비는 입양 과정이 전 세계 방송과 언론에 보도되면서 유명해졌고 책은 2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됐다.
옐로브릭. 304쪽. 1만5천원.



▲ 미여지벵뒤에 서서 = 문무병 지음.
40여년간 제주의 민속과 신화를 연구한 민속학자인 저자의 '제주 신화 스토리텔링 3부작' 중 마지막 권이다.
'미여지벵뒤'는 아무 거침없이 트인 널따란 벌판이란 뜻의 제주 말이다.
저자는 제주 큰굿에서 전하는 이 말을 제주 사람들이 그리는 저승의 그림이 숨어 있는, 망자의 죽음을 완성하는 공간으로 해석한다.
지난해 출간된 '설문대할망 손가락'(알렙)과 '두 하늘 이야기'(알렙)에서 시작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책으로, 제주를 만든 설문대할망이 점지해 준 탐라국 이야기와 내 탯줄을 묻은 '태산땅 이야기'와 함께 제주 땅의 족보와 계통을 살핀다.
"이제 당신은 이승 사람과 이별하는 이승의 끝, '미여지벵뒤' 허풍 바람에 마지막 욕망과 슬픔을 날려버리며, 이승에서 집착하던 살아 있을 때의 이야기들을 '미여지벵뒤' 가시나무에 걸어두고 가겠지요. 여보. 거기 이승의 질고 진 것, 허풍 바람에 불려두고 가시오."
알렙. 284쪽. 1만5천원.

▲ 맙소사, 마흔 = 파멜라 드러커맨 지음. 안진이 옮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출신으로 세 아이, 남편과 함께 프랑스 파리에서 사는 저자가 인생의 새로운 국면에 진입한 자신의 삶 속에서 마흔의 성장을 탐구한다.
20대와 30대에는 놓쳐버렸지만 인생의 전환점 40대에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준비하기 위해 책을 썼다고 한다.
마흔이 넘어서 위중한 질병을 선고받기도 했던 저자는 마흔이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라고 말한다.
나이 듦에 대한 두려움, 어른스럽게 처신해야 한다는 부담, 일과 인간관계의 얽힘부터 청력 감퇴와 섹스 문제까지 25장에 걸쳐 유쾌하고 거침없는 이야기를 펼친다.
저자는 프랑스식 아이 키우기 보고서인 '프랑스 아이처럼'(북하이브)으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세종서적. 388쪽. 1만6천원.



▲ 다양하고 창의적인 기계들 = 아고스티노 라멜리 지음. 홍성욱 해설.
르네상스 시대 유럽에서 활동한 군사기술자인 저자가 다양한 기계의 그림과 설명을 담아 1588년 출간한 책.
취수기, 제분기, 교량, 기중기, 분수 등 기계 195개를 상세히 묘사했다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것으로 '바퀴 독서대'가 있다. 취수기를 비롯한 여러 기계는 중국 책 '기기도설'에도 소개됐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잠수함이나 프로펠러 헬리콥터가 실제로 제작되지 않았듯이 저자의 기계들도 대부분은 실제로 만들어지지는 않은 순수한 공학적 상상력의 산물이다. 당시 기술로 구현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림씨. 256쪽. 1만4천900원.
abullap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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