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마에 모델' 서희태, 장애학교서 15년째 '음악 산타' 변신(종합)

입력 2018-12-20 13:13  

'강마에 모델' 서희태, 장애학교서 15년째 '음악 산타' 변신(종합)
서희태·고진영 부부, 강동구 주몽학교서 연말마다 음악 선물
생필품 후원도 5천만원 돌파…"금융위기 때 귀국하며 베푸는 삶 결심"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자, 다 같이 불러볼까요? 위 위시 유어 메리 크리스마스, 위 위시 유어 메리 크리스마스!"
성탄절을 닷새 앞둔 20일 오전, 서울 강동구에 있는 지적장애 아동·청소년을 위한 학교 주몽학교 강당에서 조금 이른 캐럴이 울려 퍼졌다.
강당 문을 열자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인공 '강마에'의 롤 모델로 유명한 지휘자 서희태(53) 씨가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는 아이처럼 펄쩍펄쩍 뛰며 장애 학생들과 함께 음악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학생 200여명은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띤 채로 손뼉을 치고 노래를 따라부르면서 공연을 즐겼다.
서씨는 아내인 소프라노 고진영(52) 씨와 함께 이곳 주몽학교에서 15년째 연말마다 무료 음악회를 열고 있다.
이들 부부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학하다가 금융위기 때인 1997년 귀국했는데, 형편이 넉넉지 않아 연립주택에서 살면서도 금융위기로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보며 타인에게 베푸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날은 서씨가 음악 감독으로 있는 '심포니온' 오케스트라의 금관5중주 연주자들이 공연에 함께 했다.
금관5중주는 클래식 음악보다는 '기쁘다 구주 오셨네', '징글벨' 등 캐럴과 동요 위주로 공연해 아이들의 큰 호응을 끌어냈다.
트럼펫, 호른, 트롬본, 튜바 등 악기마다 소리의 특징을 들려주면서 탄생 배경 등에 대한 역사적 설명을 곁들일 때는 학생들도 진지하게 경청했다.
고씨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인 '도레미 송' 등을 아이들에게 들려주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주몽학교를 이미 졸업했거나 주몽재활원을 퇴소했지만, 매년 봐왔던 서씨·고씨 부부의 연말 공연을 볼 겸 친구들도 볼 겸 오랜만에 학교를 찾은 학생도 있었다.
주몽학교 학생 황명선(16) 군은 "평소에 음악회를 잘 못가는 데 매년 와주시니까 너무 좋다. 오늘은 캐럴 메들리가 특히 좋았다"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서씨·고씨 부부는 연말 음악회 외에도 주몽학교 학생들이 자주 음악을 경험할 수 있도록 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 등에서 열리는 음악회 티켓을 기회가 될 때마다 후원하고 있다.
또 이들은 지인들과 함께 주몽재활원에 생활필수품 등도 아낌없이 후원한다.
최근 수년간 공기청정기, 쌀, 과일, 간식, 화장실 비데 등을 기부했는데 물품을 모두 따지면 벌써 5천만 원어치가 넘는다고 재활원 측은 전했다.
주몽재활원 관계자는 "음악 공연이 가격이 비싼 데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이동이 어려운 한계 등으로 경험의 기회가 드물다"면서 "아이들이 이맘때만 되면 '음악 산타님들 언제 오시냐'고 묻는다. 매년 다양한 음악을 경험하도록 해 주시니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며 서씨 부부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서씨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곳에는 음악이 있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도 그걸 똑같이 느낀다"면서 "어떤 아이들에게는 평생 음악을 들을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기로 한 약속을 앞으로도 계속 지키겠다"고 말했다.



hy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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