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여행금지 재검토' 놓고 美서 논란…"실효 의문"vs"지원기대"(종합)

입력 2018-12-20 11:01  

'北여행금지 재검토' 놓고 美서 논란…"실효 의문"vs"지원기대"(종합)
전직 관료들 "관계개선 의지 표명…北 변화 이끌기엔 역부족"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미국 정부가 민간 차원의 대북 인도적 지원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미국인의 북한 여행금지 조치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미국 안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상원 의원들은 북한에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 견해를 내비쳤고, 전직 정부 관리들은 미국이 협상할 의지를 내세웠다고 평가하면서도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긴 어려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밥 메넨데즈(뉴저지) 의원은 "폐쇄적인 국가에서 인도적 지원이 제대로 전달될지 의문"이라고 말했고, 공화당 존 케네디(루이지애나) 상원 의원은 "이런 지원이 북한 주민들에게 도달할지 확신할 수 없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위원장인 공화당 코리 가드너(콜로라도) 의원은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면 이를 제공할 수 있지만, 미국이 부과한 강력한 제재를 빠져나가기 위한 구멍으로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량살상무기(WMD) 조정관은 "미국 행정부가 북한과의 관계개선 의지를 보여주는 노력"이라면서도 "북한이 요구하는 실질적인 제재 완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만큼 북한이 대화에 응할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북한에 협상할 의지가 있다는 중요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북한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기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간 숨통이 막혀왔던 대북지원 구호단체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 인도주의 지원제한을 풀어달라며 공개서한을 보낸 미국친우봉사회(AFSC)의 아시아지역 담당 다니엘 야스퍼씨는 "비건 특별대표의 이번 발표가 대북지원 재개의 청신호가 되길 희망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다.
AFSC를 비롯한 미국의 35개 비정부단체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인도주의적 문제를 비핵화 협상에서 분리하고,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미 구호단체 관계자들의 방북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은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을 계기로 자국 시민들의 북한 여행금지 조치를 시행하면서 최근에는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하려는 구호단체의 봉사자들에게도 여권 발급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대북 실무협상을 이끄는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전날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초 미국의 지원단체들과 만나 적절한 (대북) 지원을 더욱 확실히 보장할 방법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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