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 선구자' 뒤샹 대규모 회고전, 22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개막
뒤샹 최다 소장기관인 필라델피아미술관과 공동 기획…150여점 출품
'샘' 외에도 문제작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No.2)' 등 포함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현대미술 선구자로 평가받는 마르셀 뒤샹(1887∼1968) 대규모 회고전이 국내에서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미국 필라델피아미술관과 손잡고 22일부터 서울관 1, 2전시실에서 '마르셀 뒤샹' 전을 연다고 20일 밝혔다.
필라델피아미술관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뒤샹 작품을 소장한다. 작품이 한 기관에 모이길 원한 뒤샹이 후원자 루이즈·월터 아렌스버그 부부 도움으로 이곳에 다수 작품을 기증한 덕분이다.
'현대미술 선구자'뒤샹 대규모 회고전 서울 개막/ 연합뉴스 (Yonhapnews)
이번 전시에는 예술에 '레디메이드' 개념을 도입한 명작 '샘'(1917년 제작·1950년 재연)과 뒤샹 이름을 처음 알린 문제작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No.2)'(1912) 등 필라델피아미술관 소장품 위주로 150여점이 나왔다.
'샘'과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No.2)' 등은 한국에 처음 선보이는 작품들이다.
전시는 뒤샹 삶을 따라가며 작업 변화를 감상하도록 짰다.
1부는 프랑스에서 나고자란 작가가 인상주의, 상징주의, 야수파 등 당시 프랑스 화풍을 공부하며 제작한 그림과 드로잉을 선보인다.
프랑스 살롱드앙데팡당에서 '퇴짜'를 맞고 미국 뉴욕 아모리쇼에 전시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No.2)'도 이 공간에서 만난다.
2부는 '레디메이드' 작품들로 구성됐다.
'샘'은 점포에서 산 남성용 변기에 검정 물감으로 'R.Mutt 1917'을 쓴 것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대량 생산된 기성품일지라도 작가 의도와 해석이 더해진다면 예술이 된다고 주장해 미술에 '빅뱅'을 몰고 왔다.
이밖에 '초콜릿 분쇄기', '통풍 피스톤', '자전거 바퀴' 등을 만난다.
3부에서는 '에로즈 셀라비'라는 여성 자아를 내세워 정체성에 물음을 던진 작업과 미술과 공학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을 한 '로토릴리프'(광학선반) 등이 나왔다.
뒤샹 아카이브인 4부에서는 마지막 작업으로 알려진 '에탕 도네'를 제작하며 남긴 연구 작품도 공개된다. 필라델피아미술관에 영구 설치된 조각-건축물인 '에탕 도네'는 이동이 어려운 만큼 이번 전시에서 디지털로 구현된다.
뒤샹의 삶과 예술에 영향을 준 사진가 만 레이, 건축가 프레데릭 키슬러, 초현실주의 작가 앙드레 브르통 등과 생전에 교감하고 협업한 모습도 만난다.
전시는 내년 4월 7일까지.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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