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반대' 전국서 택시 멈췄다…제주 관광객·직장인 발 동동

입력 2018-12-20 11:14   수정 2018-12-2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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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반대' 전국서 택시 멈췄다…제주 관광객·직장인 발 동동
택시단체 "오늘 25만대 운행 중단 예상"…지자체 비상대책 가동



(전국종합=연합뉴스)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택시업계의 총파업에 맞춰 20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상당수 택시가 운행을 멈췄다.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는 이날 오전 출근시간대 지하철 운행 횟수를 늘리는 등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했으나 곳곳에서 시민불편이 잇따랐다.
각 지자체에 따르면 전국 택시기사들은 이날 오전 4시부터 일제히 24시간 파업에 들어갔다.
이번 운행 중단은 목적지가 비슷한 운전자와 탑승객을 연결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인 '카카오 카풀' 도입을 반대하는 전국 택시업계의 총파업에 따른 것이다.

택시단체는 전국에서 이날 하루 택시 25만대가량이 운행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했다.
택시 3만7천여대가 등록된 경기 지역에서는 택시기사 4만2천여명 가운데 42%인 1만7천800여명이 이번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됐다.
인천에서도 등록 택시 1만4천371대(개인 8천986대, 법인 5천385대) 가운데 90%가량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부산 택시업계도 지역 택시 2만5천여대 가운데 90% 이상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구에서도 파업에 동참한 택시가 1만6천여대로 집계됐으며 충북지역에서도 전체 택시 6천902대 가운데 대부분이 이날 파업에 참여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제주에서도 전체 택시 5천361대 가운데 상당수가 이날 오전 자취를 감췄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의 택시 운행률은 전날의 70%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토부가 현재 구축 중인 택시운행정보시스템(TIMS)과 이를 보완하는 지자체 택시운행 데이터 등을 종합해보면 19일보다 택시운행이 3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카풀 결사 반대"…택시기사들 여의도 집결 / 연합뉴스 (Yonhapnews)
지역별로 서울의 택시 운행률은 전날의 70% 수준으로 조사됐으며 경기·인천 지역은 서울보다 낮은 60% 수준으로 파악됐다.
전남·경북 지역의 택시 운행이 전날과 비슷한 수준인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지역들은 모두 평균 70% 수준의 택시 운행률을 나타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오늘 택시운행률은 지난 1·2차 운행중단 때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더 많은 택시가 운행중단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국회 앞에서 열리는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에 수도권 택시들이 대거 참석하면서 오후 들어 운행을 중단하는 택시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파업으로 전국 택시승강장과 시내 도로에서는 평소 출근길과 달리 눈에 띄게 한산한 모습이었다.
항공편으로 제주에 도착한 관광객이 몰려 평소 택시가 줄지어 서는 제주국제공항 택시승강장도 이날 오전부터 텅 비었다.
택시를 타려고 줄을 서는 사람도,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곳에서는 제주도 소속 공무원 등이 승객들에게 택시운행 중단 소식을 알리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안내했다.
버스승강장에도 도청 직원들이 배치돼 승객들에게 버스 노선을 안내했다.
도 관계자는 "오전 6시부터 여기서 안내하고 있는데, 택시는 몇 시간째 한 대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행용 가방이나 골프채가 든 커다란 가방을 들고 온 관광객들은 택시 대신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안내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부랴부랴 스마트폰을 이용해 버스 노선을 알아보기도 하고, 근처 렌터카 업체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평소 열차 이용객을 태우려고 수십 대가 줄지어 섰던 부산역 택시 승차장도 텅 비었다.
택시를 타려는 승객들로 붐볐던 부산 서면, 동래, 연산교차로 일대 택시 승차장도 마찬가지였다.



대부분 시민은 파업 소식을 미리 접하고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지만, 출근이 늦은 일부 직장인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서면 교차로 인근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김모(42)씨는 "출근이 늦어 택시를 타려고 했는데 15분 동안 한대도 지나가지 않았다"며 "예전 파업 때는 택시를 이용해 오늘도 택시가 있을 줄 알았다"고 말하며 버스 승강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출근길에 나선 일부 서울 시민들은 카카오 택시 앱을 이용해 택시를 불러보려 스마트폰을 한참 동안 만지작거렸지만, 택시가 잡히지 않자 초조한 기색을 드러냈다.
서울 중구 약수동에 사는 김모(39)씨는 "집 근처에서 택시를 타기 위해 약 15분간 기다렸지만, 평소 많이 다니던 택시가 단 한 대도 지나가지 않았다"며 "카카오 택시로 3차례 택시를 호출해보려 했지만 결국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홍대입구역 인근의 경우 평소에는 출근시간대에 빈차등을 켜고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지만, 이날은 단 한 대도 눈에 띄지 않았다.
손님을 태운 택시는 종종 눈에 띄었지만, 상암이나 은평구 등 더 외곽에서 손님이 타고 온 경우였다.



전국 택시기사들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릴 예정인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에 참석한다.
이 집회에는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단체 소속 운전기사 중 최대 1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월 1차 집회 때는 7만명, 지난달 2차 집회에는 4만명이 모인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했다.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발생한 택시기사 최모씨의 분신 사망 이후 택시업계는 강경한 투쟁을 예고했다.
집행부 일각에서는 언론을 통해 택시 1만 대를 동원한 국회 포위나 진입을 시도하겠다고 밝혀 이를 허용하지 않는 경찰과 충돌도 우려된다.
(김선호 손형주 노승혁 심규석 김용민 전지혜 황재하 김동규 손현규 기자)
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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