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국적선사 연합체인 한국해운연합(KSP)이 부산 북항 컨테이너 전용부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KSP는 최근 2차례에 걸쳐 부산항만공사에 내년부터 북항 임대료를 30% 인하해 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20일 밝혔다.
이 공문에서 KSP는 "한진해운 파산 이후 아시아 역내 항로가 세계 유수 해운선사들의 각축장으로 변해 중소 국적선사들은 선대합리화, 공동운항 확대 등 각종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영상태가 한계에 다다른 실정인데도 부산항의 하역료 상승으로 경영위기가 가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원 선사 물동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산 북항은 시설과 물동량 등에서 신항과 비교할 때 상업적 가치가 크게 하락했고, 투자비 회수도 끝난 만큼 임대료를 낮춰 국적선사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KSP 관계자는 개장 30년이 넘는 북항의 선석당 평균 임대료는 연간 71억원으로 10년도 안 된 신항의 80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국적선사의 하역료를 인하하는 것을 조건으로 부두 운영사들이 항만공사에 내는 임대료를 내리면 결과적으로 우리 해운산업 재건을 지원하게 된다고 KSP는 덧붙였다.
북항 운영사 통합 당시 정부 정책에 따라 인력 구조조정 없이 전원 고용 승계하는 바람에 생긴 잉여인력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이 선사들의 하역료에 전가되는 만큼 이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외국업체가 운영하는 신항 1부두가 경영난을 겪을 때 부산항만공사가 몇 년간 임대료를 최대 40%까지 깎아준 전례도 있다고 강조했다.
KSP 관계자는 "부산항만공사가 환적화물 유치한다고 매년 200억원이 넘는 인센티브를 현금으로 지급하지만, 대부분 덩치 큰 외국 선사들 몫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국적선사와 터미널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는 "임대료는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물동량, 운영 수지 등을 반영해 산출한다"며 "북항 임대료는 2016년부터 약 11% 인하했으며, 앞으로 북항 운영사 통합 등으로 운영체제를 개편할 때 물동량과 운영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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