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지원 조례안 보류…병원 측 "예정대로 폐쇄"
임산부, 대구·구미까지 원정출산 불편 예상
(김천=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경북 김천에 한 곳밖에 없는 산후조리원이 이달 말 결국 문을 닫는다.
20일 김천시의회에 따르면 자치행정위원회가 산후조리원을 운영하는 분만 병·의원 지원 조례안을 심사했지만, 찬반 논란 끝에 보류했다. 지난 9월에 이어 두 번째다.
김천시는 앞서 '산후조리원을 갖춘 의료기관에 매년 1억원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의 개정 조례안을 시의회에 상정했다.
김천시는 "현재 김천에서 유일하게 분만실과 산후조리원을 운영하는 제일병원이 지원 대상이지만 이 병원을 특정한 것은 아니다"며 "김천의 출산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한 조례안"이라고 했다.
그러나 개정 조례안을 반대한 시의원들은 "산후조리원의 필요성을 공감하지만, 산후조리원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민간병원에 세금을 지원하는 것은 더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천시가 내년 초 조례안 일부 내용을 수정해 재상정하면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일병원은 시의회 방침과 상관없이 예정대로 이달 말에 문을 닫기로 했다.
강병직 김천제일병원 이사장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이미 예약자들에게 폐쇄 방침을 통보해 산후조리원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산후조리원과 분만실 운영으로 매년 10억원 이상 적자를 봤다"며 "그런데도 일부 시의원은 의료의 공공성을 외면하고 쇼를 한다거나 이익만 추구하는 사기업으로 매도했다"고 섭섭해했다.
김천제일병원은 1998년 개원하면서 분만실을 열었고 2012년부터는 산후관리센터도 운영해왔다.
인구 14만명의 김천에는 소규모 사설 산후조리원도 없어 제일병원이 문을 닫을 경우 임산부들은 구미나 대구에서 원정출산을 하고 산후조리를 받을 수밖에 없다.
par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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