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20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에 대한 부담이 지속하면서 하락 출발했다.
오전 9시 37분(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9.46포인트(0.43%) 하락한 23,224.20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94포인트(0.40%) 내린 2,497.0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54포인트(0.07%) 하락한 6,632.29에 거래됐다.
시장은 연준의 전일 결정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곱씹고 있다. 주요 경제지표도 주시 중이다.
연준은 전일 기준금리를 2.25~2.50%로 인상한 이후 시장의 예상보다는 덜 완화적인 자세를 드러냈다. 내년 금리 인상 예상 횟수를 3회에서 2회로 하향 조정했지만, 추가적인 점진적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기존의 기조는 그대로 유지했다.
내년 통화정책이 온전히 경제지표 의존적으로 될 것이란 식으로 정책 방향이 전환될 것으로 기대했던 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제롬 파월 의장이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방침을 현행 매월 500억 달러 한도로 그대로 유지할 것이란 방침을 밝힌 점도 유동성 축소 불안을 자극했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전일 장중 급하게 반락한 데 이어 아시아와 유럽 증시도 큰 폭 떨어졌다.
연준이 내년에도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할 경우 글로벌 경기 부진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확산했다.
특히 향후 경기 침체를 점치는 대표적인 지표로 꼽히는 미국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 차는 이날 아침 9.5베이시스포인트(bp)까지 좁혀지며 지난 2007년 6월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단기 금리 차의 역전은 향후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
이날 나온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가 지난 2016년 8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부진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다만 주요 지수가 전일 급락한 데다 연저점 수준으로 떨진 만 만큼 이날 낙폭은 전일보다는 온건한 상황이다.
이날 개장전 거래에서는 약국 체인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 주가가 최근 분기 매출 부진 영향으로 1.5%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12월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는 전월의 12.9에서 9.4로 하락했다. 지난 10월 22.2에서 연속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5.0에도 한참 못 미쳤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에서 8만 명 증가한 21만4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WSJ이 집계한 예상치는 21만5천 명보다는 다소 적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기대보다 긴축적인 정책 방향에 따른 경기둔화 및 금융시장 불안 우려가 지속할 수 있다고 봤다.
BTIG의 줄리안 엠마누엘 수석 주식 전략가는 "연준이 전일 금리를 올리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주장했었다"면서 "이는 속도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대차대조표 축소가 미칠 영향을 무시하고 있다는 점은 금융시장의 하락 조정이 상승 장보다 훨씬 급격하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1.24% 내렸다.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3.67% 급락한 46.44달러에, 브렌트유는 2.95% 내린 55.55달러에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내년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21.9%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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