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정부 비판하는 대화 오간 듯…단교 가능성 관련해 주목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이 쿠바의 반체제 운동가를 면담하고 쿠바 상황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20일(현지시간) 국영 뉴스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이날 리우데자네이루 시내 자택에서 쿠바 반체제 운동가로 활동하는 오를란도 구티에레스-보로나트를 만났다.
구티에레스-보라나트는 1970년대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인권 관련 비정부기구(NGO)를 만들어 활동하면서 주로 라디오 방송을 통해 쿠바 정부를 비난하는 발언을 계속해 왔다.
보우소나루 당선인 측은 이날 면담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쿠바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대화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쿠바 당국이 인권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외교 관계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며 단교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반발한 쿠바 정부는 브라질 정부가 운영하는 '더 많은 의사들'(Mais Medicos)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자국 의사들을 철수시키겠다고 맞섰다.
브라질 정부는 의료진 부족 문제 해결과 빈곤 지역 의료 서비스 확충을 위해 2013년부터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의사들에게 월급을 직접 주지 않고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를 통해 쿠바 정부에 전달하며, 쿠바 정부는 일정액을 제외하고 의사들에게 월급을 지급한다. 이에 따라 쿠바 의사들의 수령액은 실제 월급의 30%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쿠바 정부가 자국 의사들을 '노예 노동'과 다름없는 상황에 빠지게 했다고 비난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새해 1월 1일 취임 후 쿠바와 단교를 실행에 옮길지 주목된다. 브라질과 쿠바는 1906년에 외교 관계를 맺었다. 1964년에 브라질에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후 단교했다가 1986년에 관계를 복원했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취임식에 초청하지 않은 점도 단교 실행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독재자인 마두로 대통령과 디아스카넬 의장을 취임식에 초청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베네수엘라와 쿠바 국민은 자유가 없으며, 우리는 독재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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