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미군을 도와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 반군 소탕에 앞장섰던 시리아 쿠르드민병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리아 전면 철군을 발표함에 따라 억류 중인 3천여명의 IS 포로들을 석방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 보도했다.
시리아 내 쿠르드 세력은 미군이 철수할 경우 터키 등의 공격으로부터 보호막을 상실하게 돼 미군 철수 이후 이들의 향후 존립이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타임스는 런던 소재 시리아 감시그룹과 반IS 동맹의 서방측 관리들을 인용해 쿠르드 세력이 주도하는 시리아민주군(SDF)의 최고위간부들이 19일 회합을 갖고 억류 중인 1천100명의 IS 반군과 그 가족 2천80명을 석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SDF의 모스타파 발리 대변인은 IS 포로 석방이 논의된 적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미군주도의 다국적 서방 동맹군 측의 한 서방 관리는 포로 석방논의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이 관리는 "만약 그들이 석방되면 이는 진짜 재앙이며 유럽에 대한 큰 위협"이라면서 "최선의 방안은 시리아 정부가 대신 이들의 신병을 인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 선언에 대해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최대 후원세력인 러시아는 환영을 나타냈으나 프랑스와 영국 등 다른 서방 동맹국들은 아직 IS 잔존세력이 남아있음을 지적하면서 미군 철군이 시기상조임을 지적하고 있다.
서방 동맹들은 특히 미군 철수 후 그동안 미군을 지원해왔던 SDF 등 시리아 내 쿠르드민병대가 IS와의 전투는 물론 인접 터키로부터 집중 공격을 당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SDF는 본부가 위치한 시리아 북부 아이니사 지역 7개 임시수용시설에 다수의 IS 포로들을 억류하고 있으며 인접 시설에 가족들을 수용하고 있다. SDF는 미군 철수 발표 후 IS와의 일선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으나 아직 철군 징후는 없다.
시리아 내 '신뢰성있는' 감시 네트워크를 가진 시리아감시기구는 SDF 지도부가 '(IS 포로들의)출신국 정부들이 인수를 거부함에 따라' 이들의 석방을 논의 중이라면서 IS 포로들은 시리아 외 31개국, 그 가족들은 41개국 출신이라고 밝혔다.
감시기구는 또 SDF가 미군의 철수로 가능성이 높아진 터키의 본격 공세에 맞서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7만5천명에 달하는 SDF는 쿠르드 민병대(YPG)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IS에 반대하는 아랍민병대가 40%를 차지하고 있다.
YPG는 그동안 IS 소탕전 과정에서 2천여 미 특수부대로부터 훈련과 자문, 재정지원 및 물자공급을 받아왔다.
특히 2016년 이후 미군의 공습 지원을 받아 시리아 동북부 지역 거점으로부터 IS를 축출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터키는 YPG를 불법화된 터키 쿠르드노동당(PKK)의 일선 군사조직으로 간주, 시리아 국경을 넘어 소탕에 나설 것을 공언하고 있다.
yj378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