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은희경·조남주·황정은 등 인기 작가들 신작
성석제·윤대녕·박민규도 신작 예정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2018년은 여성 작가들이 강세를 이어간 가운데 윤흥길·정찬주 등 원로·중견 작가들이 대작을 선보이고, 김수영 50주기에 걸맞게 괄목할 만한 시집이 여럿 발간되는 등 한국문학이 부흥기를 맞았다.
이런 상승세를 이어 새해에도 문학 작품들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전망은 밝아 보인다. 독자들의 오랜 지지를 받은 중견 작가들과 문학계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는 젊은 작가들의 신작이 줄줄이 쏟아질 예정이다.
2018년 김수영(1921∼1968) 시인의 50주기에 이어 2019년은 기형도(1960∼1989) 시인의 30주기로, 고전과 현대가 어우러지며 시의 인기 또한 식지 않을 전망이다.
◇ 여성 작가들 강세 이어진다 = 새해 신작을 낼 예정인 작가로는 여성 작가들이 압도적이다.
여성 작가들은 최근 서점가 주 독자층인 20∼40대 여성의 공감을 받는 작품들을 많이 내고 있어 새해에도 '82년생 김지영' 못지않은 베스트셀러가 나올지 기대된다.
한강, 은희경, 조남주, 권여선, 황정은, 박현주, 윤성희, 손보미, 편혜영 등이 새 작품으로 돌아온다.
2016년 '맨부커상'에 빛나는 한강은 상반기 문학동네에서 겨울과 눈을 주제로 한 연작소설을 출간한다.
2015년 황순원문학상 수상작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2018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작별'에 신작을 더해 '눈' 3부작으로 선보인다.
'82년생 김지영'으로 일약 주목받는 작가가 된 조남주도 3월 민음사에서 신작을 내놓는다.
시공간 미상의 작은 도시국가 속, 불법체류자들이 사는 낡은 맨션에 관한 이야기다.
'새의 선물' 등 여러 베스트셀러를 낸 작가 은희경은 '태연한 인생'(2012) 이후 7년 만에 새 장편소설을 낸다.
계간 문학과사회에 연재 중인 '빛의 과거'를 책으로 묶어 문학과지성사에서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의 실제 학창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쓴 1970년대 여자대학교 기숙사 이야기다.
올해 이효석문학상을 받은 권여선도 3년 만에 신작 소설집을 엮었다.
수상작 '모르는 영역'을 비롯해 작가가 도달한 빛나는 경지를 보여주는 신작 단편이 묶인다.
서늘한 문체와 깊이 있는 이야기로 마니아층을 거느린 황정은도 그동안 발표한 단편 및 중편을 개작한 연작소설 '디디의 우산'을 선보인다.
'디디의 우산'은 2010년 작으로, 이 이야기는 최근 중편 '웃는 남자'까지 이어진다.
이밖에 번역가에서 소설가로 변신한 박현주, 등단 20년을 맞이한 윤성희, 세밀한 구성과 세련된 분위기로 폭넓은 지지를 받는 손보미는 장편을 내고,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편혜영은 소설집을 낸다.
◇ 성석제·윤대녕·박민규 등 원로·중견 작가 신작도 관심 = 굵직한 이름의 중견 작가들도 묵직한 주제의 신작을 예고했다.
성석제는 장편소설로는 4년 만의 신작인 '왕은 안녕하시다'를 상반기에 출간한다.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 연재한 작품으로, 조선 숙종 조를 배경으로 우연히 왕과 의형제를 맺게 된 주인공이 시대의 격랑 속에서 왕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모험담을 특유의 능청스러운 입담과 날렵한 필치로 그려낸다.
감각적이고 유쾌한 문장으로 사랑받는 박민규도 10년 만에 신작을 낸다.
현재 웹툰·웹소설 플랫폼 '저스툰'에서 연재하는 '코끼리'가 6월 책으로 엮여 나온다.
1970년대 경상도 지역 소도시를 배경으로 그 지역 패권을 두고 벌어지는 깡패, 토호세력, 도박단, 서커스단, 그리고 욕망에 눈이 먼 인간들 이야기를 다루면서 한국 현대사를 처절하게 비판한다.
김언수는 한국 초기 원양어선 어부들의 삶을 다룬 신작 '빅 아이'를 하반기에 선보인다.
작가는 이번 소설을 위해 2017년 12월부터 2018년 6월까지 태평양에서 참치잡이 원양어선을 타고 취재했다.
'K스릴러' 열풍을 불러일으킨 김 작가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될 작품.
윤대녕 작가도 오랜만에 새 소설집을 낸다. '도자기 박물관'(2013) 이후 오랜만에 내는 소설집이어서 그의 단편을 사랑하는 팬들의 기대치를 높인다.
올해 소설집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로 많은 사랑을 받은 이기호 작가는 7월 장편소설 '누가 봐도 연애소설'을 내놓는다.
원로 작가 윤흥길은 2018년 1∼3권을 출간한 근현대 장편소설 '문신'의 4∼5권을 내며 시리즈를 완간한다.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받은 김호연은 신작 '파우스터'를 내놓고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장욱도 장편소설을 출간한다.
이밖에 문학과지성사는 4·19세대 이하 한국현대문학사에 문학적 좌표를 굵직하게 아로새긴 작가들의 대표 작선을 모은 '문지작가선'(최인훈·서정인·김승옥·조세희·이청준·윤흥길 등)을 선보인다.
뚜렷한 하나의 테마로 문채와 문체에서 독보적인 성취를 이룬 창작자들의 글을 모은 문지산문선(김현·김혜순·김소영·이광호)도 독자들과 만난다.
◇ 기형도 시인 30주기…시 문학 대중화 이어질까 = 새해에는 '입 속의 검은 잎'으로 유명한 기형도 시인 30주기인 만큼 고전과 현대가 어우러지며 시 문학 대중화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문학과지성사는 기형도 30주기에 맞춰 책을 2권 출간하고 낭독회 등 기념행사를 마련한다.
경기도 광명에 있는 기형도 문학관도 3월 30주기에 맞춰 문학대담, 시 낭송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문학계 전반적인 추세처럼 시 분야에서도 여성 작가 활약이 도드라진다.
'2019 펜 아메리카 문학상' 해외 번역시 부문 결선 후보에 오른 김혜순은 문지시인선에서 새 시집을 낸다.
하재연과 장승리는 7년 만에 새 시집을 내놓고, 이영주와 박소란의 시도 책으로 엮인다.
이밖에 '섬진강 시인' 김용택, 언어의 섬세함을 노래하는 중견 시인 송재학도 새 시집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문학동네는 내년 1월 시인들의 첫 시집을 '문학동네 포에지'라는 이름의 새로운 시리즈로 펴낸다.
김언희 시집 '트렁크'를 시작으로 김사인·김경미·성석제·허수경·함민복·이수명·박정대·김민정·박상수 시집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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