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피해 연구에 남·북·일 협조 필수"…국제학술회의

입력 2018-12-21 18:20  

"일제강점기 피해 연구에 남·북·일 협조 필수"…국제학술회의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일제 강점기 때 한반도에서 발생한 피해를 조사하려면 일본과 북한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민족문제연구소와 태평양전쟁피해자 보상추진위원회는 21일 서울 도봉구 덕성여대에서 '학살, 원폭, 강제동원 피해를 말한다-조사현황과 과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첫 발표자로 나선 민족문제연구소 김승은 책임연구원(식민지역사박물관 학예실장)은 일제에 의한 인명피해 조사 상황을 짚으며 "'얼마나 죽이고 다치게 했을까'라는 단순한 질문에 따르는 답으로 식민지 범죄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기 위해서 남북과 일본에 흩어져 있는 피해 사료를 발굴하고 공동으로 연구해 함께 시작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관동대학살 진상규명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성균관대 김강산 연구원(박사과정)도 "(관동대학살의) 주체인 일본 정부가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역사적인 사실을 규명할 길이 난망하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또 "국가 차원에서 관동대학살을 대하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발표하도록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변화한 남북관계에 발맞춰 관동대학살을 조사할 남북공동조사단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의 관동대학살 책임이 중요한 의제로 설정되도록 역사학계와 시민사회 차원에서 남북교류를 중심으로 풀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3·1 운동과 원폭 등 각자 다른 사건에서 발생한 조선인들의 피해 조사를 두고 발표했으나 일본, 북한과의 협조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언급했다.
이날 학술회의는 일제 식민지배에 따른 피해를 다루기 위해 기획됐다.
민족화해협력국민협의회 김홍걸 대표상임의장은 인사말에서 "(이날 학술회의가) 일제 식민통치 아래 자행된 만행에 대한 학문적 논의를 진전시키는 중요한 자리"라며 "우리는 일본과 싸우려는 것이 아니라 진정 어린 사죄와 반성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jae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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